■이번 리우 올림픽의 개막식 행사들 중 가장 감동적인 장면을 들라면 단연 난민 대표팀의 입장일 것이다. 개최국인 브라질에 앞서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입장한 난민 대표팀은 국가별로 보자면 남수단 다섯 명, 시리아 두 명, 콩고민주공화국 두 명, 에티오피아 한 명 등 총 열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내전 등으로 인해 난민이 되었는데, 기량과 공식 난민 지위 그리고 그 사연 등을 검토해 선발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들이 이번 올림픽 기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길 기원한다. 그런데 난 이들을 두고 '난민 대표팀'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 마뜩하지 않다. '난민 대표팀'에서 '난민'은 국가라는 개념을 전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난민 대표팀'은 이런저런 사유로 국가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왜 이들을 다시 '국가' 속으로 밀어 넣는가. 난 이들이 어떤 특정 국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인간의 꿈을 위해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래서 저 '국가'라는 단단하고 높디높은 장벽을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는 상상력과 감동을 온 인류에게 전해 주길 바란다.
채상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