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사람- 잔 칼망 할머니 "가끔 인생엔 잘못된 계약도 있지 않겠수?"…장수 비밀은 유머
칼망 할머니는 85세가 넘어 펜싱을 시작했고 100세까지 자전거를 탔다고 한다. 숨을 거두기 하루 전까지 와인을 즐겼고 담배도 가끔 피웠다. 눈이 멀고 거의 들을 수 없게 됐지만 마지막까지 활달하고 정신이 또렷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건강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이들은 할머니가 낙천적인 성격 덕에 장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칼망 할머니 스스로도 오래 산 비결로 미소를 꼽았으며 웃으며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는 할머니가 100살까지 산다고 해도 시세에 못 미치는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 1년을 살다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였기 때문에 헐값에 집을 살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재산을 물려줄 가족이 없었던 칼망 할머니도 죽을 때까지 매달 생활비를 받을 수 있어 손해 볼 일이 없었다. 그런데 웬걸. 할머니가 122세까지 사는 바람에 이 변호사는 30년 동안 매달 생활비를 지급해야 했고 결국 1995년 77세로 사망할 때까지 집을 갖지 못했다. 그가 낸 돈을 모두 합치면 90만프랑으로 집값의 두 배가 넘었다. 이 변호사의 입장에선 뒷목 잡을 일이지만 칼망 할머니는 태평하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인생에서 잘못된 계약을 하곤 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