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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살 할머니, '사망후 집 취득' 계약맺은 변호사에게 30년뒤 한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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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사람- 잔 칼망 할머니 "가끔 인생엔 잘못된 계약도 있지 않겠수?"…장수 비밀은 유머

잔 칼망 할머니

잔 칼망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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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인 1997년 8월 4일. 남부 프랑스의 도시 아를에서 비보가 전해졌다. 잔 칼망이라는 이름의 할머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프랑스의 대통령이었던 자크 시라크는 "우리 모두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는 이 우아하고 위대한 여인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전 세계 외신들도 할머니의 죽음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할머니의 사망 소식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나이 때문이었다. 잔 칼망 할머니는 세계 최고령자로 122년 164일을 살았고 이 기록은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칼망 할머니는 85세가 넘어 펜싱을 시작했고 100세까지 자전거를 탔다고 한다. 숨을 거두기 하루 전까지 와인을 즐겼고 담배도 가끔 피웠다. 눈이 멀고 거의 들을 수 없게 됐지만 마지막까지 활달하고 정신이 또렷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건강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많은 이들은 할머니가 낙천적인 성격 덕에 장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칼망 할머니 스스로도 오래 산 비결로 미소를 꼽았으며 웃으며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망 할머니는 121세 생일을 맞아 '시대의 연인'이라는 제목의 랩 음반을 냈고 자신이 오래 사는 것에 대해서는 "신이 나를 잊은 모양"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농을 건넸다고 한다. 칼망 할머니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한 변호사와 집 매매 계약을 맺은 것이다. 90세가 된 칼망 할머니는 앙드레 프랑수아 라프래라는 변호사에게 집을 팔기로 했다. 조건은 할머니가 사망할 때까지 매달 2500프랑(약 50만원)을 받는 것이었다.

변호사는 할머니가 100살까지 산다고 해도 시세에 못 미치는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 1년을 살다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였기 때문에 헐값에 집을 살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재산을 물려줄 가족이 없었던 칼망 할머니도 죽을 때까지 매달 생활비를 받을 수 있어 손해 볼 일이 없었다. 그런데 웬걸. 할머니가 122세까지 사는 바람에 이 변호사는 30년 동안 매달 생활비를 지급해야 했고 결국 1995년 77세로 사망할 때까지 집을 갖지 못했다. 그가 낸 돈을 모두 합치면 90만프랑으로 집값의 두 배가 넘었다. 이 변호사의 입장에선 뒷목 잡을 일이지만 칼망 할머니는 태평하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인생에서 잘못된 계약을 하곤 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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