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인식엔 3년 반 투자
렌즈·안경 가능한 1초 인식 "묵은지 기다리듯 인내해야"
갤럭시노트7, 최고의 의미있는 혁신은 S펜
'패블릿 대세'까지 7년 동안 이어진 노트의 상징
[뉴욕(미국)=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홍채인식 기능을 '갤럭시노트7'에 집어넣기까지 3년 반을 연구 개발했습니다. 단순히 스마트폰 잠금 해제에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업간 거래(B2B) 등에서 활용할 보다 큰 로드맵을 갖고 있습니다. 모바일 뱅킹 등 모바일 금융 업무의 단순화를 위해서도 주요국 은행과 협의 중입니다."
3년 반의 기다림은 렌즈도 안경도 문제없이 1초도 안 돼 사용자의 홍채를 인식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고 사장은 "의미 있는 혁신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다릴 줄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시간이라는 것. 하드웨어가 '김장 김치'라면 소프트웨어는 '묵은지' 같다는 게 고 사장의 비유다.
이를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2001년부터 3년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 소장을 지내면서다. 고 사장은 "통신에 들어가는 모뎀과 모뎀칩 프로토콜 등 기반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조직이었는데 소프트웨어의 성공을 뒷받침해주는 건 시간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던 기간이었다"며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과 시간에 대한 담보는 지금도 충분히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홍채인식을 갤럭시노트7의 주요 기능으로 삼은 것도 시간을 갖고 내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다. 고 사장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 세계 각국 사업자·파트너 등의 영업직원 수만명의 교육을 책임지는 '마스트 트레일러' 임원이 190명 정도 되는데, 그들이 일주일간 한국에 모여 갤럭시노트7의 다양한 기능을 모두 본 후 가장 인상 깊었던 기능을 골랐는데 홍채인식이 첫 번째였다"며 "이에 따라 후순위였던 홍채인식을 진화한 S펜과 함께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홍채인식은 제3의 업체(서드파티) 등 업계 전반의 서비스와 연동될 수 있도록 꾸준히 개발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그 동안 안드로이드폰이 경쟁사 대비 보안이 약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를 완전히 불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적 보안 기능을 소비자가 선택해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 사장이 꼽는 갤럭시노트7 또 다른 의미 있는 혁신은 'S펜'이다. 2011년 갤럭시노트가 처음 개발될 때부터 지금까지 S펜은 노트 시리즈와 함께한 상징 같은 존재다. 7년 간 와콤 등 파트너사와 끝없이 기능을 개선하면서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번 제품에서 'S펜 방수·방진'으로 정점을 찍었다는 게 고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처음에 패블릿(대화면폰) 카테고리를 개척했을 때 의심들이 많았으나, 패블릿은 2012년 이후 미국에서만 매년 2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대화면은 추세로 갤럭시노트로 대표되는 대화면 라인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미국)=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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