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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人]특급호텔 유리천장 뚫은 女수장 2인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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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소통의 끝자리에 총지배인 1호가 있다
송연순 대표이사 겸 총지배인, 女 최초 최고경영자…육아·편견 워킹맘 고충 이겨내
한곳서 25년 근속 승진 첫 사례, 김연선 총지배인…"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20대 호텔 객실팀 말단직원으로 발을 내디뎌 20여년 후 호텔리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최고의 자리, '총지배인'에 오른 인물이 있다. 일반기업으로 치면 '샐러리 맨 신화'로 불릴만한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호텔분야에서 이러한 신화를 쓴 이들은 남성 위주의 직장구조 속에서도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국내 특급호텔 중 여성이 총지배인으로 있는 단 2곳. 노보텔앰배서더독산의 송연순 대표이사 겸 총지배인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김연선 총지배인이 그 주인공이다.
송연순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대표

송연순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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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호텔리어의 비결?…"제가 해보겠습니다" 긍정의 힘, 송연순 대표="결혼하고 애도 있는데, 라틴아메리카 지사로도 갈 수 있겠습니까?" 송연순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대표가 수년전 임원승진 면접을 봤을 때 나왔던 질문이다. 송 대표의 대답은 짧고 명쾌했다. "물론이죠, 기쁘게 가겠습니다."

송 대표는 '긍정의 여신'으로 통한다. 1986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객실예약과 입사를 시작으로 올해 30년째 호텔리어의 길을 걷고 있는 송 대표에게 비결을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운이 좋았다"였다. 그러나 운은 그냥 따르지 않는다.

송 대표는 2006년 한국인 여성 최초로 아코르호텔그룹 본사에서 실시하는 총지배인 양성과정을 이수했으며 2009년에는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 부총지배인으로 승진했다. 앰배서더 그룹 최초의 여성임원이었다. 2011년에는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의 총지배인이 되면서 국내 인터내셔널 체인 특1급 호텔 최초의 여성 총지배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인사동의 총지배인을 거쳐 지난해 10월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의 대표이사가 됐다. 이 역시 여성으로서는 호텔업계 첫 최고경영자(CEO)다.
그러나 이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남성시각 위주의 호텔업계에서 여성으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직장에서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싸워야했고 가정에서는 워킹맘의 고달픔을 온몸으로 버텨내야했다. '여성1호'라는 타이틀의 무게는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집에 돌아가서도 육아를 해야했던 그는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도 시간을 쪼개 업무수칙 등을 달달 외웠다. 호텔 업무상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특성이 있어 상황별 대처해야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송 대표는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는 이를 기록해놓은 수년간의 자료를 일일이 다 열어보면서 짧은 기간 내에 수년치 경험을 습득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의 남은 목표는 후배 양성이다. 송 대표는 "20년 전까지만 해도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여성 총지배인이었지만, 이후 많은 후배들이 곳곳에서 여성 총지배인으 로서 활약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여성 후배들이 '나도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연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총지배인

김연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총지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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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민관외교관, "신바람 나는 호텔 만들자" 김연선 총지배인=송 대표가 국내 첫 여성 총지배인이라면 김연선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총지배인은 한 호텔에서만 25년 이상 근무해 여성 총지배인까지 된 첫 사례다. 또한 '여성은 조직적응력이 부족하다'라는 편견도 보기좋게 깬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총지배인은 1988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가 오픈할 당시 객실부 프론트 데스크로 입사해 이후 VIP고객을 전담하는 GRO 매니저와 트레이닝 매니저를 맡았다.

입사 후 첫 고비는 이때 찾아왔다. 트레이닝 매니저로서 혼자 신입직원 450명과 경력자 200명 등 총 650명을 교육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김 총지배인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사무실에서 20명씩을 불러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9시간의 교육을 두달 동안 쉬지 않고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00년에는 세계 최고의 인터컨티넨탈 호텔상을 수상했으며 2001년과 2002년에는 아시아 퍼시픽에서 호텔 오브 더 이어를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여성 최초 프론트 오피스 매니저를 맡았던 해인 2004년에는 전세계 인터컨티넨탈 호텔 중 최우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에 수여하는 '최우수 고객 서비스상'을 받았다.

비록 당시에는 체력고갈로 실신할 뻔하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후에 이는 직원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그의 경영철학에 밑바탕이 됐다. 김 총지배인은 "여성들이 조직적응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6년간 호텔에서 인재육성 담당 팀장으로 일하며 직원 개개인을 모두 만나볼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모든 조직원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다"고 떠올렸다.

이에 김 총지배인은 직원들 사이에서 "직원과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총지배인"으로 통한다. 2013년 총지배인으로 부임하자마자 그가 만든 것은 '플레이 플레이 파르나스'라는 슬로건이다. 직원들이 호텔에서 신바람을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놀기',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일을 뜻하는 '무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경기' 등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 총지배인은 부임 이후 지금까지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2~3회씩 호텔 전체를 돌아다닌다. 현장을 돌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그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고객들도 행복하다"면서 "직원들을 '집 밖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대한다"고 말했다. 김 총지배인은 "중요한 것은 여성, 남성이 아니라 초심의 열정을 잃지 않고 부단히 자신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는 "진심으로 조직원을 대하며, 자기개발에는 소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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