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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풍덩, 이 맛에 빠지다…계곡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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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버린다, 첨벙 첨벙 계곡을 헤치며 물길 찾는 여행

계곡 트레킹은 여름날 '핫'한 피서법이다. 맑은 계곡물을 따라 첨벙 첨벙 걷거나 바위를 딛고 이리저리 물을 건너다보면 더위는 한 방에 사라지고 없다. 어느 곳에선 배낭을 벗어 놓고 물놀이를 즐기다보면 계곡 트레킹의 진정한 묘미를 맛볼 수 있다.

계곡 트레킹은 여름날 '핫'한 피서법이다. 맑은 계곡물을 따라 첨벙 첨벙 걷거나 바위를 딛고 이리저리 물을 건너다보면 더위는 한 방에 사라지고 없다. 어느 곳에선 배낭을 벗어 놓고 물놀이를 즐기다보면 계곡 트레킹의 진정한 묘미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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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물길을 걷는 발소리 외에는 조용하기 그지없습니다. 간혹 산새들만 재잘대며 지날 뿐입니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시원한 물소리를 음악 삼아 계곡을 따라 걸으면 그뿐입니다. 길이 끊어지면 바위를 오르고 바윗길도 끊어지면 계곡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면 됩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물에 몸을 던져보고 싶어집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 골골에는 물좋은 계곡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 사람들의 손때가 덜 묻은 오지 계곡들이 보석처럼 숨어 있습니다. 폭염으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더라도 계곡물을 헤쳐 나가다보면 더위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도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습니다. 내가 가는 계곡이 바로 길이고 숲은 곧 휴식입니다.

◇인제 조경동계곡(아침가리골)-첨벙 첨벙 오지계곡을 헤치고~
강원도 인제군과 홍천군 경계에 자리한 방태산(1,444m)에는 '삼둔 오갈'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은 옛 부터 난리를 피해 숨어들던 오지다. 삼둔은 월둔ㆍ달둔ㆍ살둔 등 숨어 살기 좋은 마을을 가리킨다. 오갈(오가리)은 아침가리ㆍ적가리ㆍ연가리ㆍ명지가리ㆍ곁가리 등 방태산 일대의 깊은 계곡을 말한다.
이중 아침가리골은 오가리 가운데서도 가장 길고 깊다. 옛 이름은 조경동(朝耕洞)이다. 아침 일찍 밭갈이를 해야 할 정도라는 의미처럼 산이 높고 험준해서 아침에 잠시 해가 비치다 곧바로 넘어가는 첩첩산중이다. 산이 높고 골이 깊은 만큼 수량이 풍부하고 골짜기가 시원하기로 이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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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가리골 트레킹은 구절양장으로 흐르는 야생의 계곡(약 6km)과 원시림 숲길(약 5km)을 걷는다. 계곡을 건너고 물에 몸을 담그기만 해도 무더위는 사라지고 없는 그런 곳이다.

계곡트레킹의 시작은 조경동 다리다. 한때 200여 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폐교된 방동초등학교 조경분교와 텅 빈 마을만이 옛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다리를 건너 아래로 내려서면 본격적인 계곡트레킹이다. 아침가리골에 들면 잠시 속세와의 끈을 내려놔야 한다. 휴대폰은 바로 먹통이 된다. 사방팔방을 둘러봐도 하늘을 덮은 산과 울창한 숲, 흘러넘치는 물줄기뿐이다. 하지만 아침가리골은 수심이 깊지 않아 계곡트레킹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을 따라 첨벙 첨벙 걷고 끊어진 길에서 바위를 딛고 이리저리 물을 건너다보면 계곡 트레킹의 진정한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어느 곳에서는 배낭을 벗어 놓고 물놀이를 즐겨도 된다. 물에서 자맥질 한 두번이면 찜통더위는 한 방에 사라지고 상쾌한 기분에 빠져든다.

물길 트레킹은 진동1리 갈터쉼터 앞에서 끝이 난다. 이곳은 점봉산에서 발원되는 물과 아침가리골이 합류하는 진동계곡이다.

◇울진 왕피천-아홉 굽이 굴구지 지나 왕피천에 들다
왕피천(60.95㎞)은 영양군에서 발원해 울진군을 거쳐 동해로 흘러든다.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아 울진에서도 오지로 꼽힌다. 왕피천은 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피신했다 해서 지어진 이름. 왕피천을 둘러싼 산자락 또한 공민왕이 기울어진 국운을 통곡하며 넘었다는 통고산(通高山ㆍ1067m)이다.
'왕피천 굴구지마을' 표지판을 따라 아홉 고개를 넘어서면 작은 마을이 나온다. 트레킹의 들머리인 '굴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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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을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굴구지마을에서 용소(4㎞)까지 바위와 물길을 타고 넘는 계곡 트레킹을 하거나 용소에서 속사마을(5㎞)까지 생태탐방로를 이용하는것. 이 두 가지(6시간 이상 걸림)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왕피천은 이름만큼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들로 여름이면 반짝 북적이지만 여느 계곡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한적하다. 사람 손을 덜 탄 덕분에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수정같이 맑은 물길을 따라 자갈밭과 모래톱 그리고 하얀 바위 위를 걷는 맛은 각별하다.

계곡엔 사람이 없다. 사박사박 걷는 발소리 외에는 조용하기 그지없다. 간혹 산새들만 재잘대며 지날 뿐이다. 물소리만 지운다면 이런 적막이 따로 없다.

명소인 용소(龍沼)와 학소대(鶴巢臺)를 지나면 금강송이 빼곡한 숲길이다. 참나무 군락지다. 옛날 서면 왕피리 사람들은 이 길을 따라 근남면 장터까지 오갔다.

계곡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나면 송이바위, 거북바위가 있는 협곡에 다다른다. 그저 바위 모양을 보고 지은 이름인데 기가 막히게 닮았다.

속사마을에서 돌아선다. 가는 길과 오는 길의 맛이 전혀 다른 왕피천이 기다리고 있다.

◇삼척 덕풍계곡-물ㆍ숲ㆍ길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무릉도원
응봉산자락에 위치한 덕풍계곡은 빼어난 산세 못지않게 깊은 골 특유의 안온함이 깃들어 편안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물과 길, 숲 어느 하나 치우침 없이 곧잘 어우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평탄한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뿐한 트레킹코스가 된다.

또 계곡 양쪽으로는 한 폭의 멋드러진 동양화가 걸려 있는 듯하다.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기품 있는 노송이 어우러져 운치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정처럼 맑은 계류는 토종 민물고기의 보고로 생태학습에도 그만이다.

천혜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덕풍계곡은 찾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여름날의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이외에도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알려진 정선 덕산기 계곡도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년에 기회를 엿봐야 한다. 2017년까지는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있다.
총 연장 12km로 100m 이상 되는 속칭 '뼝대'라는 층암절벽으로 둘러싸인 곳, 수려한 자연경관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인제ㆍ울진ㆍ삼척=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준비물= 휴대전화나 귀중품 등을 넣을 수 있는 방수지퍼백과 아큐아슈즈를 준비해야 한다. 계곡에서는 쉽게 체온이 떨어질 수 있어 얇더라도 체온을 보존할 수 있는 바람막이 등은 필수다. 칼로리 높은 초콜릿 등도 준비한다.

△주의할 점=물속의 바위는 미끄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물이끼가 끼어 특히 미끄러운 곳은 등산화창으로 몇 번 문지르고 딛는다. 서로 잡아주기 위해 등산 스틱를 가지고 오르면 도움이 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폭우가 내린 직후나 한창 비가 쏟아질 때는 트레킹을 포기해야한다. 길을 찾아내어 간다고 해도 도리 없이 물줄기를 건너야 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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