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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시계가 말한다. 1초마다 말한다. 난-너. 넌-나. 난-너. 넌-나. 나는 너였고, 너는 나였구나. 내가 슬플 때 네가 슬퍼한다. 네가 기쁠 때 내가 기뻐한다.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네가 손을 내민다. 네가 드디어 성공했을 때 내가 환호성을 지른다. 그렇게 나는 네가 되고 너는 내가 된다. 우리가 된다. 너는 너로서 나고, 나는 나로서 너다. 우리는 우리이면서 너이자 나다. 그렇게 나와 너는 서로에게 스민다. 그렇게 너와 나는 서로를 나눈다. 나는 너를 존중한다, 네가 마음을 다해 나를 존중하듯이. 너는 나를 기억한다, 내가 너를 애써 기억하듯이. 지금까지 우리 그래 왔듯이, 그렇게 우리 함께 오손도손 살아왔듯이. 그런 너와 나는, 우리는, 개돼지가 아니다. 우리는 사람이다. 벽시계마저 알고 있는 걸 왜 당신만 모르는가. 채상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