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이 4·13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 백서를 조만간 발표하기로 하면서 '총선 책임론'이 8·9 전당대회의 주요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친박(친박근혜)의 권유에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서청원 의원은 '총선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 당 안팎에서는 총선백서의 출간을 앞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지상욱 대변인은 13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백서의 내용이 확정됐다"며 "오는 17일 대변인을 통해 백서를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간되는 백서에는 20대 총선의 공약ㆍ선거운동 등 각 분야별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총선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했던 경선 탈락자들과 당 사무처 직원의 인터뷰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결국 총선 패배의 책임의 경중이 백서에 의해 판가름 나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백서의 내용이 나와야 명확해 질 수 있지만, 당시 당 지도부 중 일원이었던 서 의원도 책임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총선 백서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총선 패배 직후부터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최경환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친박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 줄을 이었고 이에 최 의원은 당 대표 경선 포기를 선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박에서 총선 패배의 책임론으로 서 의원을 견제하리라는 것도 이미 예고가 충분히 된 상황이다. 한 당직자는 "이미 터진 폭탄은 폭탄이 아니다"라며 "아직 출간되지는 않았지만 총선 백서의 내용은 이미 다 알려진 상황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총선 백서가 오히려 서 의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 의원은 당 대표 경선 출마를 두고 장고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는 당초 14일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주까지는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의 출마 고민이 이처럼 길어지는 이유는 정리가 안 되는 친박 후보들 때문에 도전을 했다가 실패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기 국회의장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도전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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