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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파 또 다시 검출…新 우주과학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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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국내에서도 본격 지원 나서야"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강력한 중력파가 형성됐고 검출기를 통해 관측됐다.[사진제공=LIGO]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강력한 중력파가 형성됐고 검출기를 통해 관측됐다.[사진제공=L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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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중력파가 또 다시 관측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관측된 사실이 올해 2월 발표된 바 있다. 첫 번째 관측에 이어 두 번째 관측에 성공한 것이다.

2015년 12월26일 국제표준시 새벽 3시38분 53초(우리나라 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12시38분 53초)에 시공간의 물결인 중력파를 두 번째로 관측했다. 이번 중력파 역시 미국 루이지애나 주의 리빙스턴과 워싱턴 주의 핸포드에 위치한 쌍둥이 LIGO(라이고) 검출기에 의해서였다.
과학자들은 이번 중력파가 각각 태양 질량의 14배와 8배인 두 블랙홀이 합병해 빠르게 회전하는 21배의 태양 질량의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라이고 과학협력단의 대변인인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물리학과 가브리엘라 곤잘레즈 교수는 "블랙홀의 질량이 최초 중력파를 낸 것보다 가벼워서 검출기의 민감한 주파수 대역에서 더 오랜 시간인 1초 정도 머물렀다"며 "우주에 얼마나 다양한 블랙홀이 존재하는지 조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큰 질량의 블랙홀 충돌이었던 1차 검출에서는 중력파 신호가 불과 0.25초 동안만 지속됐다.

약 14억년 전에 만들어진 이번 신호는 두 블랙홀의 병합이 이뤄지기 직전 마지막 27회의 공전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핸포드 검출기보다 리빙스턴 검출기에 약 만분의 11초 먼저 도달했다는 사실로부터 중력파가 날아온 방향을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2016년 2월11일 (우리나라 시간 2월12일)에 발표됐던 최초의 중력파 검출은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론의 주요 예측을 확인하고 중력파 천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시작을 알리는 물리학과 천문학의 획기적 사건이었다.

미국과학재단 이사장인 프란스 코르도바 박사는 "어드밴스드 라이고의 출현을 통해 연구자들은 예측 못한 현상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 두 개의 검출은 이미 우리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은 것"이라며 "이번 기초연구에 대한 미국과학재단의 40년 투자는 이미 암흑 우주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주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어드밴스드 라이고의 2차 가동은 올해 가을에 시작된다. 그 때까지 검출기의 감도 향상이 이뤄져 첫 번째 가동에 비해 1.5에서 2배 넓은 영역의 우주를 탐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르고 검출기는 2차 관측 가동의 후반부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라는 이름으로 라이고 과학협력단에 참여하고 있다. KGWG는 4개 대학(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인제대)과 2개 출연 연구소(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 속한 20여 명의 물리학, 천문학, 대학원생, 컴퓨터 전문가로 이뤄진 연구 컨소시엄이다.

이형목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장은 "한국 연구진은 블랙홀 충돌에 의한 중력파가 예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날 수 있다는 예측을 한 바 있고 두 차례의 블랙홀 병합 관측을 통해 일단 이 예측이 맞았음을 보여줬다"며 "국내에서도 조속히 이 분야에 대한 본격 지원이 이뤄져야 새롭게 시작되는 중력파 천문학 시대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궁원 박사(KISTI 책임연구원)는 "최초검출에 이어 2차 검출로 중력파 검출은 이제 확고해졌다"며 "중력파 첨단과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빨리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라이고 연구는 미국 등 14개국 대학과 연구소 소속의 1000명 이상의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 그룹인 LSC가 주축이 돼 수행하고 있다. LSC의 90여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검출기 관련 핵심 기술 개발과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LSC 회원 중 250여명은 학생들이다. 라이고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LSC의 검출기 네트워크는 라이고 간섭계와 GEO600 검출기를 포함하고 있다.

비르고 협력단은 유럽 각국의 19개 연구 그룹에 소속된 250명이 넘는 물리학자와 공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19개 연구 그룹은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소의 6개 그룹, 이태리의 국립핵물리 연구소 소속의 8개 그룹, 네덜란드의 국립 핵·고에너지 물리 연구소의 2개 그룹, 헝가리의 위그너 물리연구소, 폴란드 중력연구 그룹, 마지막으로 비르고 검출기가 있는 이태리 피사 근교에 위치하고 있는 유럽 중력파 관측소이다.

아인슈타인은 우주를 시간과 공간이란 실로 짜여 져 있는 천에 비유했다. 이 천에 공을 떨어트리면 움푹 들어간다. 이 처럼 매우 강력한 중력파 영향을 받으면 시공간이 뒤틀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우주연구는 광학과 전자기파(빛)를 이용한 연구에 집중했다. 중력파 연구는 1960년대부터 본격화됐는데 그동안 검출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중력파가 관측되면서 우주과학은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1609년 갈릴레이 광학망원경, 1900년대 중반 전파망원경에 이어 중력파 천문학 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다.
▲검출 중력파 파형 및 신호 대 잡음 비율.[자료제공=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검출 중력파 파형 및 신호 대 잡음 비율.[자료제공=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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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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