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제조단계 복잡, 값도 비싸집니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사람들은 개성에 맞게 다양한 컬러의 신발을 신는다. 하지만 자동차는 항상 검은색 신발만 신는다. 자동차의 신발 역할을 하는 타이어가 검은색뿐이기 때문이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타이어를 장착한다면 자동차가 훨씬 멋져지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검은색 타이어만을 사용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카본블랙은 천연가스와 타르 등을 불완전연소시켜 생긴 그을음을 모으거나 그것들을 열 분해해 제조한 검은색 분말이다. 생산ㆍ소비되는 전체 양의 약 85%가 고무와 합성돼 이용된다.
카본블랙이 처음 사용된 것은 1910년부터다. 카본블랙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아연화 즉, 백색 또는 황색을 띠는 산화아연이 타이어의 보강제ㆍ노화방지제로 사용됐다. 아연화는 백색안료 효과도 있기 때문에 당시 타이어는 대부분 흰색이었다. 타이어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트레드(노면에 닿는 바퀴의 접지면) 역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타이어는 장식적 기능이 강했을 뿐 기능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렇다면 다양한 컬러의 타이어는 만들 수 없는 것일까. 타이어 제조에 카본블랙 대신 실리카를 사용할 경우 여러 가지 색상의 타이어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실리카는 제조 단계가 복잡하고 카본블랙에 비해 단가가 높아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바닥에 계속 굴러다니다 보면 더럽혀질 수밖에 없는 타이어에 굳이 비용을 더 들일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면서 미래의 타이어는 형형색색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타이어의 '비공기입 타이어(NPT)'는 실리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타이어다.
비공기입 타이어는 하이브리드, 전기, 수소연료 등 미래형 친환경 차량에 적합한 친환경 타이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고무타이어에 사용되는 공기압을 배제한 것이 특징이다. 타이어 제조과정을 8단계에서 4단계로 크게 단순화했으며 고무타이어에 비해 소재가 단일화돼 수거와 재활용이 용이하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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