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메카로 불리는 울산 동구는 1997년 경제위기도 비켜나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기 침체와 거리가 먼 곳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대표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2012년부터 긴축경영이 본격화되었고, 지역 경기도 함께 위축되기 시작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경기 파주와 울산 동구를 분석대상 지역으로 선정하고, 각 지역의 사업체 수ㆍ인구 수ㆍ인프라 등 주요 경제지표의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지역에 자리잡은 대표기업의 투자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현대중공업이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선 2013년부터 울산 동구의 지방세 수입은 감소했다. 지방세 징수액 감소율도 2013년 -12.4%에서 2014년 -15.5%로 2년 연속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GRDP 역시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돼 2012년 -9.0%, 2013년 ?5.3%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 동구는 2014년에 인구 증가폭이 대폭 줄어들었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 내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8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울산 동구 내 사업체 수도 2012년 마이너스로 급전환되었으며, 종업원을 5인 미만으로 고용하고 있는 영세 사업체가 전체 사업체에 비해 더 크게 감소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이번 조사로 "대기업의 투자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를 증대시켜 지역경제 발전을 이끈다는 사실을 경제 지표로 확인한 것"이라며 "대기업 투자로 인한 지역경제에 낙수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송 본부장은 이어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선도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며 "20대 국회가 대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세제 개선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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