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 파주 vs '만시지탄' 울산…기업투자로 달라진 지역경제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을 방문한 임직원 가족의 자녀들이 지점토를 미니 화분을 만들어보고 있다<자료사진>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을 방문한 임직원 가족의 자녀들이 지점토를 미니 화분을 만들어보고 있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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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LG그룹은 2004년 LG디스플레이 생산공장 투자를 시작으로 2010년 LED 생산공장을 준공하는 등 파주지역 LCD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2004년 7세대 LCD 생산라인에 투자한 이후 매년 새로운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도 10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그룹의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지역 투자는 파주지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조선업 메카로 불리는 울산 동구는 1997년 경제위기도 비켜나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기 침체와 거리가 먼 곳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대표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2012년부터 긴축경영이 본격화되었고, 지역 경기도 함께 위축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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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경기 파주와 울산 동구를 분석대상 지역으로 선정하고, 각 지역의 사업체 수ㆍ인구 수ㆍ인프라 등 주요 경제지표의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지역에 자리잡은 대표기업의 투자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LG그룹이 파주지역에 투자하기 직전인 2003년과 투자 10년째인 2013년을 비교해보면, 종업원 10인 이상의 사업체 수는 약 2배, 종사자 수는 약 2.6배 증가했다. 대규모 공장이 본격 가동됐던 2006년과 2010년 직후에 사업체와 종사자 수 모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의 투자가 지역 내 사업체와 종사자 수 증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공장가동에 맞춰 인구증가율이 상승하고 공공시설과 병원, 유통업체 등도 지속 증가했다. 지방세 수입도 2003년 1574억원에서 2014년 4806억원으로 10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에 현대중공업이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선 2013년부터 울산 동구의 지방세 수입은 감소했다. 지방세 징수액 감소율도 2013년 -12.4%에서 2014년 -15.5%로 2년 연속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GRDP 역시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돼 2012년 -9.0%, 2013년 ?5.3%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의 오토바이 시위 모습<사진=현대중노조>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의 오토바이 시위 모습<사진=현대중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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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는 2014년에 인구 증가폭이 대폭 줄어들었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 내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8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울산 동구 내 사업체 수도 2012년 마이너스로 급전환되었으며, 종업원을 5인 미만으로 고용하고 있는 영세 사업체가 전체 사업체에 비해 더 크게 감소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이번 조사로 "대기업의 투자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를 증대시켜 지역경제 발전을 이끈다는 사실을 경제 지표로 확인한 것"이라며 "대기업 투자로 인한 지역경제에 낙수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다. 송 본부장은 이어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선도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며 "20대 국회가 대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 세제 개선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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