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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殺풍경]'자존심'까지 내다파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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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본사<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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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당국과 채권단의 자구(自救)압박을 받아온 기업들이 사옥을 내다 팔고 있다. 사옥은 기업의 얼굴일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자존심이기도 하지만 회사를 살리고 인력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대우조선 노조 반대했지만 결국 사옥매각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와 을지로 사이 대로변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은 지하 5층, 지상 17층에 연면적 2만4854㎡ 규모다. 대우조선은 지난해부터 위기상황을 극복하고자 사옥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여의치 않았다. 작년말 미래에셋자운용을 사옥 매각 최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미래에셋운용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는 바람에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대우조선노조도 사옥매각 계획이 알려지자 "회사의 자존심을 팔지 말라"며 반대했었다. 본사 건물이 회사를 알리고 건재함을 보여주며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전날 코람코자산신탁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자산실사와 투자자 모집 등을 통해 8월 말까지 사옥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 매각대금은 18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은 매각후 사옥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그간 연수원과 골프장을 운영하는 자회사인 에프엘씨(FLC)를 매각하고 2000억원에 달하는 마곡산업단지 부지를 서울시에 반납하는 등 비핵심 자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진해운 한화증권 석유공사 등도 재무구조개선 위해 사옥 팔기 나서

대우조선 외에도 자의반 타의반 사옥을 파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하는 이른바 '뉴삼성'을 추진하는 삼성은 그룹의 상징이었던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을 매각하고 삼성전자 주요 부서를 강남에서 수원으로 이전했다.

반면에 한진해운은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런던 사옥매각을 추진 중이다. 여의도사옥은 최은영 전 회장이 운영하는 유수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다. 비상경영 중인 한화증권도 여의도 사옥을 팔아 비용절감을 추진한다. 대한전선은 지난해부터 남부터미널 부지, 옛 신한종금 사옥 등 비영업자산을 매각하며 우발채무를 줄여왔다.

자원 가격 하락 등으로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한국석유공사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울산 혁신도시의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한다. 사옥 가치는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동국제강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수하동의 페럼타워(Ferrum Tower)

동국제강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수하동의 페럼타워(Ferrum 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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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상징이던 페럼타워 매각한 동국제강, 턴어라운드 성공

남대문로 대우조선에서 길건거편에 있는 페럼타워는 지난해 삼성생명에 팔려 동국제강이 자가에서 전세로 입주해있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그룹이 2007년 옛 사옥을 철거하고 2010년 1400억원을 들여 준공한 동국제강그룹의 미래상이었다. 장세주 현 회장은 부친인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이 생전 "사옥 짓는 일에 마음을 쓰지 말라"는 충고를 남겼지만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다.준공식때에는 "이제 페럼타워는 앞으로 50년, 100년의 미래를 향한 동국제강그룹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 이라고 했다. 애착이 그만큼 강했다.

하지만 업황부진과 실적악화에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동국제강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페럼타워를 팔고 임대해 사용하기로 했다. 장세주 회장이 영어(囹圄)의 몸이되고 동생 장세욱 부회장이 중심이 돼 동국제강은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며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잠정)으로 매출 1조 2248억원, 영업이익 566억원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16억원이 늘어난 84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재무구조 역시 뚜렷하게 개선되어 2016년 1분기 별도기준 부채비율을 145.6%까지 내렸고, 연결기준은 2015년 말 207.0%에서 2016년 1분기 말 189.9%까지 낮췄다.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인 철근과 냉연의 판매 가격 상승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끊임없는 비용절감과 함께 럭스틸, 코일철근 등 신제품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지난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성공하면서 냉연, 철근, 후판, 형강 등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수익성 개선의 기초가 됐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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