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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눈물④]조선 3사 CEO의 절박한 현장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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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왼쪽부터)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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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최근 거제 옥포조선소에 머무는 날이 잦아졌다. 위기 상황인 만큼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현장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내겠다는 심정이다. 정 사장의 일과는 새벽 6시30분에 시작된다. 출근 직후 조선소 현장 구석구석 둘러보는 '현장패트롤'을 다닌다. 이때 이용하는 차량은 국산 경차인 모닝이다. 비용 절감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지난해 거제에 근무하는 임원들 모두 국산 고급 세단을 경차로 바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경기 침체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대형 조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장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안으로는 회사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채권단과 노조를 설득해야 하고, 밖으로는 회사 일감을 계속해서 확보하기 위해 선주들을 만나 신뢰 관계를 유지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형편이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을 극복하려는 그들의 현장경영 행보가 분주하다.
정 사장은 특별한 약속을 제외하곤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한다. 식판을 앞에 두고 현장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그는 직원들을 틈틈이 만나는 자리에서 "외환위기도 겪었고 워크아웃도 이겨냈다. 힘을 모아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자"며 직원들을 독려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이후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임직원 1000여명을 떠나보냈고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거제 조선소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거제 조선소에서 머물며 현장 직원 독려와 각종 현안 점검을 하고 있다. '현장통'인 박 사장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의 주범으로 지적된 해양플랜트 사업장을 손수 챙기면서 부실 규모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엔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 방안 등을 담은 자체 자구책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박 사장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도 경영진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달 중순 변성준 노동자협의회 위원장과 호주 퍼스에서 열린 'LNG 18' 전시회에서 선주사들을 만나 선박 발주를 호소하는 등 노사가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해외 영업에 나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도 일주일 내내 울산 본사로 출근한다. 매일 594만㎡(약 180만평)에 달하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위기상황 타개를 위해 대대적인 인적 구조조정과 조직 통폐합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인력 감축 규모는 최대 3000명으로 대상은 사무직뿐 아니라 생산직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권 사장과 경영진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백형록 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을 만나 회사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며 노조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사 CEO들이 현장경영을 지속하는 이유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 경영상황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라며 "위기 상황에서는 현장경영이 최우선"이라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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