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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 '난항'

최종수정 2016.05.06 08:00 기사입력 2016.05.06 08:00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해마다 고액연봉 시비에 휘말리는 금융공기업에 대해 성과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섰으나,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측은 공정한 평가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 무분별한 성과주의로 인한 금융서비스 질 저하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6일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를 이룬 금융공기업은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유일하다. 예보 노사는 지난달 29일 기존 임금체계를 성과연봉제로 개편하기로 합의, 내년 1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연말까지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인사평가 방식, 재교육 등 세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와 자산관리공사(캠코) 노조에서 잇따라 성과연봉제 도입안 투표를 부결시키는 등 노사 간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예탁결제원 등도 논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기업은행의 경우 성과 평가방식에 대해 외부업체에 의뢰해 둔 단계로 아직 협상안이 마련되지 않아 노사 간 합의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빨라야 하반기에 협상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고, 협상에 따른 노조 투표 등은 연말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금융위가 금융공기업에 나아가 민간 금융회사로 이 제도를 확산시킬 방침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인사관리에 정부가 개입할 명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비판적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금융업의 특성 상 이 같은 성과주의 도입이 지나친 경쟁을 부추겨 금융서비스의 질이 하락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돈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기존의 안정적인 호봉제가 금융사고에 대한 방어장치가 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일반 기업처럼 성과제 도입으로 실적 등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 경우 부실대출 등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고과에 따른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과 금융기관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금융노조 출신의 김기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구시대 유물인 관치금융"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금융산업 발전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이를 선도하기는커녕 오히려 불법적인 노사관계 개입을 통해 금융산업을 다시 개발독재시대로 퇴보시키고 있다"며 "이는 박근혜정부의 노동개악 정책을 심판한 4.13 총선의 민의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기업의 임금체계는 법률에 의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지 정부의 입맛대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박근혜 정부의 저성과자 해고를 위한 성과연봉제 도입 정책은 분명한 노동개악이며 이미 민의의 심판을 받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마다 금융공기업이 '방만경영'으로 지적받아 온 데다 고액연봉에 따른 과도한 인건비로 비판받아 온 만큼 성과주의도입을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아 향후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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