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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스토리]셰익스피어 사후 400년…여전히 그는 살아있다

최종수정 2016.04.22 10:44 기사입력 2016.04.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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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걸어 다니는 그림자에 불과한 것, 무대 위에서 맡은 시간 동안 뽐내기도 하고 조바심도 내지만 그 시간만 지나면 잊히고 마는 불쌍한 배우일 뿐이다."

연극 맥베스에서 주인공이 읊조린 이 대사는 도덕성의 모호함, 선악의 뒤엉킴 등으로부터 인생을 통찰했던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왕을 시해하고 왕위에 오르지만 죄의식과 양심의 가책에 떨다 생을 마감한 맥베스를 탄생시킨 셰익스피어가 23일(현지시간) 사후 400주년을 맞는다.

영국은 지금 셰익스피어 사후 400주년을 맞아 그를 기억하기 위한 행사로 들썩이고 있다. 작가 벤 존슨이 '한 시대를 뛰어넘는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했던 것처럼 셰익스피어를 반추하고 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영국 소도시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은 하나의 거대한 공연장으로 바뀌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생가에서는 대표작 '햄릿'이 공연되며, 축하 퍼레이드, 불꽃놀이와 촛불행진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400주기 행사의 꽃은 23일 저녁 극단 로열 셰익스피어컴퍼니(RSC)가 선보이는 '셰익스피어 라이브!'다. 영국의 국민 배우 주디 덴치와 드라마 '셜록 홈즈'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이 셰익스피어 대표작의 명장면을 재현하고 영국 BBC방송이 생중계한다.

셰익스피어에 대한 관심은 영국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최근 영국 문화원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영국인 응답자 가운데 59%가 셰익스피어를 좋아한다고 답한 데 비해 외국인 응답자의 비율은 65%로 더 높았다. 응답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가 역사 비평가 토머스 칼라일이 '셰익스피어와 바꿀 수 없다'고 표현하기도 했던 '인도(89%)'로 집계된 것은 매우 흥미롭다. 인도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자의 83%가 '그렇다'고 답해 영국인 응답자(58%)와 큰 격차를 벌였다. 이밖에도 멕시코(88%), 브라질(87%), 터키(79%), 남아프리카공화국(73%) 등이 셰익스피어를 좋아한다는 답변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400주기의 정점은 내달 경매에 나올 셰익스피어 전집 초판이 기록할 낙찰가격이다. 오는 5월25일 크리스티 경매에는 셰익스피어가 죽은 지 7년이 지난 1623년에 출판된 전집 초판이 등장한다. 36편의 연극 작품이 수록된 전집이 만약 발행되지 않았다면 맥베스, 템페스트, 겨울 이야기 등은 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 초판은 1800년경 개인 수집가 조지 어거스터스 셕버러 이블린 경이 구매한 이후 200여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낙찰 가격은 120만파운드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크리스티 경매 역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책이 된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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