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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환경호르몬 불임률 3배 높인다

최종수정 2022.03.28 14:37 기사입력 2016.04.21 09:56

국제 공동연구팀, 동물실험결과

▲대만산 수입식품에서 발암물질 DEHP가 검출됐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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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동물실험결과 환경호르몬이 수컷의 불임률을 3배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신 도중 환경호르몬(내분비계 장애물질) 과다 노출로 해악이 대물림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임신 기간에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를 다량 섭취한 생쥐가 낳은 새끼 중 수컷은 불임률이 일반 생쥐보다 3배까지 높았습니다.
암컷은 생식능력이 20% 가량 떨어진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국내·외 학자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DEHP 등 프탈레이트는 배달음식의 랩 등 일부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하는 물질입니다.

한양대 생명과학과 계명찬 교수(환경호르몬 대체물질 개발사업단장)는 "임신 기간에 DEHP(프탈레이트의 일종)를 주입한 생쥐와 임신 도중 DEHP에 노출되지 않은 생쥐의 암컷 새끼를 비교했다"고 21일 설명했습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DEHP에 노출된 어미가 낳은 새끼의 경우 질 경부가 정상(생후 33일)보다 5일 가량 일찍 열렸습니다. 일반 생쥐에 비해 자신의 새끼도 20% 정도 적게 낳았습니다.
닫혀 있던 질의 경부가 열린 것은 암컷 생쥐가 성숙했음을 의미합니다. 출산 새끼 수는 생식능력을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DEHP에 많이 노출된 어미가 낳은 암컷 생쥐의 발정주기(사람의 생리주기에 해당)는 정상(약 5일)보다 0.8일(16%) 연장됐습니다. 이는 총 배란 횟수가 줄어 생식능력이 그만큼 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계 교수는 "DEHP에 과다 노출된 어미로부터 태어난 암컷 새끼가 성숙하길 기다렸다가 이 새끼(시험관 아기 시술 때처럼)에 과(過)배란을 유도했다"며 "그 결과 비(非)정상 난자 수가 늘어난 반면 난자의 수정률은 20%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계 교수는 임신 도중 DEHP에 많이 노출된 어미가 낳은 암컷 새끼와 보통 수컷을 교배시켰습니다. 젊은 '생쥐 부부'는 평균 11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일반 생쥐 부부의 새끼 수 14마리에 비해 3마리(21%)나 적게 낳은 셈입니다.

계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하긴 힘든데 임신 중이거나 모유를 먹이는 기간에 DEHP에 노출된 엄마가 낳은 딸은 사춘기가 빠르고 나중에 생식 능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수의학과 고제명 교수는 "임신 기간에 DEHP에 과다 노출된 어미가 낳은 수컷 생쥐도 성숙이 지나치게 빠르고 불임률이 높았다"고 지적했습니다. DEHP에 노출된 어미가 낳은 수컷 생쥐의 불임률은 최고 86%에 달했습니다. DEHP와 접촉하지 않은 어미가 낳은 수컷의 불임률(25%)보다 세 배 이상 높았습니다.

고 교수는 "어미가 임신 기간에 DEHP에 많이 노출되면 수컷 새끼의 불안감이 커지고 기억력이 떨어졌다"며 "동물실험 결과라는 한계가 있는데 엄마가 임신 도중 환경호르몬과 자주 접촉하면 아들·딸의 생식 능력은 물론 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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