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주 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일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 등 국내 대표적인 완성차 최고경영자(CEO)들은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그나마 다음달 1일 사장으로 취임하는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이 개막 전일 열린 '포뮬러 e 로드쇼'부터 참석해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 일부 수입차 업체 CEO들이 참석을 했지만 국제전기차엑스포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는 모양새다.
개막 전부터 김대환 조직위원장이 올해가 전기차 대중화 원년이 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전기차의 향연'이라며 성공개최를 기대했지만 정작 국내 전기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CEO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세계 유일의 순수 전기차 축제를 준비하면서 국내 차 산업의 리더들을 제대로 초청하지 못한 점은 조직위원회의 능력이 부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직위원회는 전년 행사에 비해 참가기업이 두배 이상 늘어났다며 홍보에 열중했다. 초기 2억원에 불과하던 예산도 올해 30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폭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조직위원회는 전시만을 잘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운영능력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행사에 부스를 설치한 국내 굴지의 한 업체 관계자는 "(부스에 전시 제품을 선보이기 했지만) 회사 경영진은 아무도 안간다"고 답했다.
전기차 시장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최대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라는 타이틀에 '책임'이 부여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는 물론 세계의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의 눈이 이번 엑스포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유일의 순수 전기차 축제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양 보다 질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더 책임감 있는 운영능력과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조직위원회가 필요하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