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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석학들이 N포세대에게 묻는다 "행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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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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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매일 아침 잠에서 깰 때 설레는가."

'헬(Hell) 조선' '수저 계급론' '엔(N)포 세대' 등 독한 말들로 대변되는 시대에 청정한(?) 책이 새로 나왔다.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일'을 모르고, 찾으리라 기대도 하지 않는 요즘이다. '멘토'들조차 같이 현실을 살아내느라 힘이 빠져가고 있는 가운데 멀리 미국의 석학들이 말을 건네 온다.
'선진국의 한가한 엘리트들이 우리 사정을 알겠느냐'고 단정하면 오산이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그들이 현실 감각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던지는 질문은 하던 일과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한다.

"가끔씩 한국에 갈 때 사람들의 얼굴과 마음에서 40여년 전에 내가 보고 느꼈던 행복을 찾아보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
테드(TED)x보스턴에서 강연하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유튜브 화면 캡처)

테드(TED)x보스턴에서 강연하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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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 이론으로 유명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1970년대 초 방한했던 경험을 상기하며 21세기의 한국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이 잘 살게 되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부에 더욱 집중하고 집착하게 했고 또 지위에 대해서 더 많이 신경 쓰게 만든 것 같다"며 "이는 모두 이기적인 것들로서 불행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삶의 초점이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에 맞춰진다면 상황이 어떻든 자신의 목표를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문제에만 집중하기보다 타인의 삶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진심으로 나누고 봉사하자'는 게 크리스텐슨 교수의 철칙이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결코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라는 타이틀을 향해 질주하지 않았다. 삶의 원칙을 어떤 상황에서든 100%(크리스텐슨 교수는 "100%보다 98%가 훨씬 더 어렵다"고 할 정도로 철저한 원칙 고수를 강조했다.) 지켜내고자 노력했을 뿐이었다.

그가 경영학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던지는 3가지 핵심 질문은 거창한 내용들이 아니다.

1. 직업인으로서(일로써) 행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으며
2. 감옥에 가지 않고(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살 수 있었으며
3. 무엇보다 가족으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가.

수저 계급론에 따르면 '흙수저' 쯤에 위치한 인도 출신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는 "나에겐 '변화한다'는 것만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그 변화의 이유는 '세상 만물을 위한 보다 나은 삶'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를 소개하는 프라나브 미스트리 상무(유튜브 화면 캡처)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를 소개하는 프라나브 미스트리 상무(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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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미스트리는 부모로부터 경제적 풍요보다 더욱 값진 '배움의 즐거움'을 선물 받았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미디어랩에 들어가서도 연구비를 아껴 가족에게 송금하는 처지였지만, 세상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자신 만의 업(業)을 갈고닦았다.

평범해 보이는 가치를 특별하게 실천한 미스트리는 재작년 12월 만 33세에 삼성전자 임원이 됐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상무인 그는 삼성그룹은 물론 한국 100대 기업에 몸담은 외국인 임원 중 최연소다.

미스트리는 2013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 기어'를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프레젠테이션에서 "Welcome to Future!(미래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고 외친 미스트리는 현재 삼성전자 웨어러블 기기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미스트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문에는 '시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실패는 없다'고 쓰여있다. 그에게 이 문구는 'SNS 허세 글'이 아니라 삶의 지표다. 실제로 자기 삶의 주인공이 돼 흔들림 없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어느 순간 "석학들의 관점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미스트리의 역동적인 삶은 조지프 나이 하버드 케네디스쿨 특별공로교수와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회장의 말을 통해 구체화된다.

국제정치학계의 세계적 권위자인 나이 교수는 '리더십'을 설명하며 "가장 중요한 리더십은 자기 인생의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슈미트 회장이 귀띔한 구글의 인재상은 목적이 분명하고, 그것이 실현될 때까지 계속하는 사람이다.

경영학에서 공학으로, 정치학으로 책 속 석학들의 전공 분야가 휙휙 바뀌어도 결국 강조점은 하나다. 바로 '자신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자기 자리를 찾아 행복을 느끼는 삶'이다.

석학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펴낸 양영은 KBS 앵커는 "인생에 정답이 없듯 석학들 또한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답을 얻기 위해 저마다의 투쟁을 하고 있었다"며 "다만 도전을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깨달음을 얻어나가는 점이 남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다시 묻는다. "뭔가 정말 원하는 일이 있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나를 발견하는 시간 | 양영은 지음 | 생각정원 펴냄 | 340쪽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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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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