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이 현재 3%인 기준금리를 5%로 인상하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은 구소련 국가 중 세 번째로 원유 수출이 많은 산유국으로 수출의 95%, 재정수입의 약 70%를 석유 및 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의 가격이 떨어지자 아제르바이잔은 경기 둔화, 마나트화 폭락, 외환보유고 감소 등 복합적인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지난 1년간 당국의 정책 대응도 변화를 거듭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기 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난해 7월만 해도 기준금리를 3.5%에서 3.0%로 인하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는 유가 하락에 하방 압력을 받던 마나트화에는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마나트화 폭락은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해까지 4년간 2%에 머물렀던 아제르바이잔의 물가 상승률이 올해 16%로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의 마나트화 예금도 계속 줄고 있다. 이는 은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금융과 외환시장에 악재가 된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아제르바이잔의 달러 예금 비중이 최고 7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정치권은 마나트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자본통제 조치 합의에 실패했다. 의회가 지난달 투자 목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외환 자금에 20%의 세금을 물리는 법안을 제안했으나 알리예프 대통령은 법안 서명을 거부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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