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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딸 불법입양 난임부부에 선처한 법원

최종수정 2016.01.20 12:25 기사입력 2016.01.2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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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둘째를 애타게 기다렸으나 가질 수 없었던 난임부부의 선택은 미혼모가 낳은 아이를 돈 주고 '입양'하는 것이었다. 부부는 법원의 허가 없이 이런 일을 하면 처벌 받을 수 있다는 걸 몰랐다. 결국 남편 A씨(42)가 법정에 섰다. 법원의 판단은 선고를 유예하는 '선처'였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A씨(42)는 2013년 12월 미혼모인 B씨가 막 출산한 여자 아이를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인도받았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브로커에게 300만원을 건넨 뒤였다. A씨는 주민센터를 찾아가 아이의 출생신고를 했다.

A씨 부부는 처음부터 임신이 어려운 상태였다. 첫째도 시험관 시술로 겨우 얻은 처지였다. 2년 쯤 지났는데 B씨가 느닷없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A씨 부부가 자기 딸을 불법으로 입양해 기르고 있다는 걸 알린 것이다.

A씨는 둘째가 친딸인 것처럼 허위 출생신고한 혐의(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로 재판을 받게 됐다. A씨는 법정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의 행동이 불법이라는 걸 잘 몰랐다고 호소했다.

A씨는 동시에 '입양'한 아이를 얼마나 많이 아끼며 양육하고 있는지를 알아달라고 법원에 간곡히 부탁했다. A씨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둘째가 오빠와 어울려 해맑게 노는 모습 등이 담긴 여러장의 사진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은명 판사는 A씨의 호소와 부탁을 받아들였다. '낳은 정' 만큼이나 '기른 정'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사는 A씨에게 '벌금 50만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범죄가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되거나 피고인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보이는 경우, 형을 선고하되 판결 뒤 2년 동안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으면 집행을 면하게 해주는 법원의 선처다.

이 판사는 A씨가 가정법원에 정식으로 입양허가 청구를 해 심리를 받고 있는 점도 참작했다. 그간의 선례를 고려하면 A씨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고, 이렇게 되면 처벌의 실익도 사라진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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