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현재 인수합병(M&A)시장에 나와 있거나 올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사모펀드(PEF)가 보유 중인 우량 기업의 재매각과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계열사 매각, 정부의 민영화 추진으로 나오는 매물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올해 국내 M&A시장에는 사상 유례없는 큰 장이 설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 매물 쏟아져= 국내 M&A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경기 불황과 관련이 있다. 경기가 좋을 때 사업을 확장했다가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자금난을 겪자 고육지책으로 우량 계열사를 매각하는 것이다. 두산그룹이 알짜 기업인 두산DST를 매각하고,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동아원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동아원과 한국제분을 매각하기로 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시장에 나온 매물이 제때 소화되지 못한 것도 올해 M&A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올해 M&A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코웨이와 KTB PE가 매물로 내놓은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매물로 나왔지만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인수를 결정했던 기업들이 막판에 투자를 유보하면서 매각 작업이 중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기업들이 M&A를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도 국내 M&A시장 규모를 키우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중헌 한국투자증권 M&A 부장은 "주요 기업들이 성장의 수단으로 투자를 통한 자체 성장보다는 M&A로 눈을 돌리면서 M&A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M&A 매물 향방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매물로 내놓은 방산기업 두산DST 인수전은 6파전 양상이다. 동종 방산기업인 한화테크윈과 LIG넥스원의 모회사 LIG 외에 국내 PEF까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방산 업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입찰 열기가 저조할 것이라는 업계 예상과는 다른 양상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100% 전량으로 매각가는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동아원그룹 채권단은 19일 동아원과 한국제분에 대한 M&A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동아원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작년 12월18일 자금부족으로 303억원 규모의 회사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동아원 지분 53.32%를 보유한 한국제분은 동아원과 상호 연대보증으로 묶여 있어 함께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됐다.
국내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올해 코웨이와 ING생명, 씨앤앰을 M&A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계획이다. 코웨이는 이르면 다음 달 매각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의 예상 매각가액은 2조~3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NG생명은 예상 매각가액이 최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어급 매물이다. MBK파트너스는 2년 전 ING생명을 1조8400억원에 인수해 그동안 매각 가치를 키워 왔다. 조만간 매각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씨앤앰은 예상 매각가액이 1조5000억~2조원 수준이다.
금호산업 매각을 마무리한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14일 외국계 증권사를 대상으로 매각 타당성 조사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은 42.1%로 IB 업계에서는 거래금액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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