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김대년 위원장이 8일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의 합의 없이는 독자적인 선거구 획정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정치의 높은 벽만 절감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위원장이 이날 발표한 사퇴성명서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장 김대년입니다.
이번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작년 7월 정치개혁의 상징적 시도로써 헌정 사상 처음 이해당사자인 국회를 벗어나 외부 독립기관으로 출범하였습니다.
그 동안 우리 위원회는 국회가 정하지 못한 지역구수와 획정기준 등을 자체적으로 정해 선거구획정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법정제출기한인 작년 10월 13일까지 약 3개월 간 22차례의 적지 않은 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여야 동수로 구성된 획정위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였고, 재적위원 3분의 2이상을 의결요건으로 하는 의사결정구조의 한계까지 더해져 결실을 맺지 못하였습니다.
위원장으로서 이러한 결과를 내게 된 점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이는 획정위원의 추천방식과 구성비율, 그리고 의결정족수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이며, 앞으로 제도개선을 통해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명실상부한 독립기구로서 그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저는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차질 없이 관리하기 위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선거구 공백상황을 뒤로 한 채 책임을 내려놓게 되어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국회는 작금의 비상상황을 무겁게 인식하여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국민의 참정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가운데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2016년 1월 8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장 김 대 년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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