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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유럽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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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1주기 특집호 표지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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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프랑스 수도 파리에 위치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 편집회의가 끝날 때쯤 회사 밖에서 수상한 폭죽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특수부대원처럼 복면을 한 남성이 검은 옷을 입고 양손에 무기를 든 채 성큼성큼 사무실 안으로 걸어왔다. 복면을 한 그는 총을 쏘기 시작했다.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

몇 초 만에 사무실에 있던 기자들은 하나 둘씩 쓰러졌다. 편집장을 포함한 사망자는 8명. 바닥은 피바다가 됐다.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 중 한명인 레제는 테러범이 편집장의 필명인 '샤르브'를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7일 샤를리 에브도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 직후 파리 안팎에선 인질극 또한 벌어졌다. 파리 동부 식료품점에선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을 진압하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을 제조하는 코셔 식료품점에 침입한 인질범은 결국 4명의 인질을 살해했다. 인질범 중 한 명인 쿨리발리는 파리 남부 몽루즈에서 여성 경찰관 1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용의자인 쿠아치 형제는 테러 이후 파를 샤를 드골공항에서 12㎞ 떨어진 담마르탱 인쇄소에서 인질 1명을 붙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쿠아치 형제는 오후 5시경 총을 쏘면서 인쇄 공장 밖으로 나왔고 이들은 "순교자로 죽고 싶다"고 말했다고 알려져 있다. 인질은 무사히 풀려났으며 프랑스 경찰은 테러 용의자 2명을 사살했다.

"Je suis Charlie(나는 샤를리다)." 테러 사건 이후 유럽을 포함한 세계 전역에는 '나는 샤를리다' 열풍이 불었다. 테러를 애도하는 의미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문장을 게재하는 사람이 많았다.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 6일 테러 1주기를 맞아 특집호를 발간했다. '1년 뒤, 암살자는 여전히 어디에나 있다(1 an apres l'assassin court toujours)'는 문구를 썼고 가운데 붉은 피가 묻은 옷을 입고 등 뒤에 총을 맨 신의 그림을 실었다. 이 총은 지난해 샤를리 에브도를 테러한 테러리스트 형제가 사용한 칼라시니코프 소총이다. 테러 이후 샤를리 에브도는 사옥을 옮겼다. 제작자들의 안전을 위해 새 사옥의 주소는 알리지 않았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는 비극의 시작이었을까. 지난 한 해 동안 유럽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촉발된 유로존 위기와 난민 문제, 파리 테러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그리스는 정치권의 부정부패와 이와 맞물린 공공 부문의 급속한 팽창이 계속해서 문제로 제기됐다. 연줄로 뽑힌 공무원들의 급여와 연금을 주는데 재정이 많이 쓰인 것이다. 그렉시트의 핵심적인 뇌관은 유로존이다. 그리스가 유로존으로 묶여 있으면서 자신들의 경제 수준에 비해 낮은 이자로 외채를 빌려 써 부채가 많아졌다. 경제 수준이 다른 나라라도 유로라는 하나의 통화로 묶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돈을 갚지 않는 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지자 유로 국가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을 심각하게 논의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7월 유로존은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 됐다.

출처 :Kyle W. orton 트위터 캡처

출처 :Kyle W. orton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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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배기 꼬마의 주검은 온 유럽을 슬픔에 잠기게 했다. 꼬마의 이름은 아일란 쿠르디. 지난해 9월 쿠르디는 가족과 함께 시리아에서 탈출한 난민으로 난민선이 좌초돼 물에 빠졌다. 터키 해안가에서 발견된 쿠르디는 마치 잠든 것처럼 보였다. '쿠르디의 비극'으로 유럽은 본격적으로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 온 난민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공식적인 집계지만 더 많은 수의 난민이 유럽으로 넘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스웨덴과 덴마크 등은 난민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자국으로 들어오는 장벽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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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금요일'에 맞춘 듯 파리 시내는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밤 9시20분부터 3시간 넘게 총소리와 폭발음에 휩싸였다. 이슬람 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번 테러로 최소 120명이 숨지고 중상자 80명을 포함해 200여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는 록 콘서트가 열리고 있던 극장과 식당, 프랑스와 독일 국가대표 친선경기가 열리던 경기장 밖에서 폭탄이 터지는 등 불특정 민간인을 겨냥한 범죄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안겼다. 테러범 7명은 모두 사망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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