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호황에 물량공세…용인 미분양 한달새 두 배 이상 늘어
김포도 값 떨어지고 거래 뚝…업계선 "전세난에 수요 늘 것"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아무리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하더라도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면 시장에서 다 소화하기 어려운 거죠. 올해 힘겹게 반등한 부동산 시장이 식어버린 것 같습니다."(용인 처인구 D공인중개업소 대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려던 분들이 금리인상 우려와 대출규제 등 소식으로 망설이고 있습니다. 올 여름 반짝 상승했던 집값과 분양권 프리미엄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어요."(김포한강신도시 A공인 관계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미분양의 무덤이란 오명을 벗고 한때 수천만원의 분양권 프리미엄까지 붙었지만 시장을 둘러싼 변화가 감지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 물량이 지나치게 많았던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등 내·외부 악재가 밀려든 탓이다.

특히 공급이 급증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다. 경기 외곽 지역이 직격탄을 맞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물량은 역대 최대 상승률(54.3%)을 기록하며 4만9724가구로 늘었다. 한 달 새 1만7503가구의 미분양 주택이 생긴 것이다.


올해만 2만6000여가구가 분양한 경기 용인은 다시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쓸 처지다. 용인 지역의 미분양은 지난달 8156가구로 전월(3920가구)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용인 기흥구 B공인 대표는 "분양시장이 호전되면서 이곳저곳에서 미뤄뒀던 물량을 쏟아내다보니 미분양 숫자가 늘어난 것"이라면서 "이게 시장 전반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잇단 악재로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김포 장기동 L공인 대표는 "올해 보였던 시장 흐름과는 전혀 딴판"이라며 "몇 달 새 매매가격이 1000만~3000만원 정도 떨어지고 거래도 뜸해졌다"고 전했다. 실제 고창마을 KCC스위첸의 경우 지난 10월 22건이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2건으로 줄었다.


인근 C공인 대표는 "김포한강신도시 중심부인 장기지구는 도시철도 개통 호재도 있고 해서 유명 브랜드 아파트를 중심으로 여전히 수요가 많다"면서도 "다만 구래지구 같은 경우는 서울과도 멀고 아직 인프라가 덜 갖춰져 가계부채 대책이나 미분양 증가 등의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급증세는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급랭시킬 정도의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으로 수도권 전셋값이 더욱 오를 수밖에 없어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받쳐줄 수 있다고 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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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한강신도시 E공인 대표는 "몇 년 동안 서울 전세난에 밀려 이곳으로 옮겨온 경우가 적지 않았다"면서 "서울에서는 전세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전세금은 더 오르면서 외곽으로 눈을 돌릴 텐데 미분양을 떠안은 건설사들이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을 경우 실수요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인 처인구 O공인 대표도 "미분양이 급격히 늘어나 부담은 되겠지만 분양가 수준으로 볼 때 미분양 수치는 줄어들 여지가 많다"면서 "내년 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이주에 들어가게 되면 시장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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