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핑계는 속셈이 따로 있는 상황에서 내놓는 그럴듯한 명분이다. 하지만 이 핑계는 종종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구약성서가 담고 있는 인류의 역사에는 그 시작부터 핑계가 등장한다. 인류의 시조인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는 바로 그 장면에서다. 이브는 뱀이 유혹해 선악과를 먹었다고 핑계를 댄다. 아마도 인류 최초의 핑계라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잔혹한 핑계가 있었다. 1980년 전두환과 신군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하고 시민들을 학살하면서 공산주의자가 봉기했다고 둘러댔다.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전쟁을 일으킨 핑계도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은 명나라와 싸우러 가니 길을 내달라고 했다. 섬나라 사람들이 배로 가면 될 것을 굳이 조선을 거쳐 가겠다는 핑계에 침략의 야욕을 숨겼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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