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독소 조항 만들고 쉬쉬"
국내 선수 해외원정길 연간 세 차례 규제 "어기면 벌금 2000만원"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국내 선수들은 연간 세 차례 이상 해외투어에 출전할 수 없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독소 조항을 신설하고 이를 쉬쉬한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KLPGA투어 소속 선수는 한국과 외국 일정이 겹칠 경우 연간 최대 3개의 외국 대회에만 나갈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외국 주요 투어에 모두 있는 규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어기면 네번째부터는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강제 규정도 만들었다. 내년부터 시행한다.
물론 국내 투어가 열리지 않는 주에는 마음대로 참가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등 세계 여자프로골프투어 시즌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의 경우 LPGA투어 5개 메이저 가운데 4개가 국내 무대와 중복됐다. 선수들에게는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빅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줄어들었다.
핵심은 국내 투어의 흥행 때문이다. 타이틀스폰서나 중계방송사를 위해 간판스타의 이탈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다. 상금랭킹 2위 박성현(22ㆍ사진)이 대표적이다. 세계랭킹을 앞세워 7개의 LPGA투어에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넘버 1'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의 LPGA투어 입성으로 스타가 절실한 국내 무대에서는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더 커졌다.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와 김세영(21ㆍ미래에셋) 등 이미 해외 투어에 진출한 선수들에게는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대목에서 형평성까지 어긋난다. 내년에는 더욱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얻기 위한 세계랭킹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성현은 포인트가 큰 대회 출전이 아예 봉쇄된 셈이다. "KLPGA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