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ECB 추가부양 가능성 낮아
이코노미스트 설문서 절반 "추가 부양 없을것" 예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로존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 조치 가능성에 회의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코노미스트 33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에서 절반에 가까운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년에 ECB가 아무런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ECB가 부양조치를 확대하거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체적으로 기존 통화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할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예금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양적완화 규모 확대 가능성은 낮다고 본 셈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장-미셸 식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조치를 내놓은 직후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재 추가 부양에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CB는 지난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예금금리를 0.10%포인트 인하하고, 현재 매달 600억유로의 유로존 자산을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6개월 연장해 최소 2017년 3월까지 계속 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ECB의 결정은 600억유로 자산 매입 규모 자체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을 실망시켰다. 이번 설문에서는 당시의 실망감이 적지 않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웬만해서는 ECB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롬바르드 스트리트 리서치의 다리오 퍼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전반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ECB가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에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고 물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추가 부양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ECB는 지난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올해 1.5%를 기록한 후 내년 1.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FT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1.6%(중간값 기준)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존 물가가 내년에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CB는 2%에 가까운 물가 상승률을 통화정책 목표로 잡고 있다. 현재 유로존 물가 상승률은 2년 넘게 1%를 밑돌고 있고 11월 물가 상승률은 0.2%에 불과했다. FT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물가 상승률이 1%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가 오르는만큼 ECB의 부양 가능성은 그만큼 낮은 셈이다.
일부 응답자들은 ECB의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치권의 경제개혁 노력이 더해져야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나단 루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ECB의 추가 부양 여부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유로 약세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유로존 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유로존 성장률 전망에 ECB가 자산 매입을 늘려야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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