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진입·가격제한폭 확대 등 잇단 부양책에도 글로벌 악재에 무너져
4년간 1850~2050선 머물러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해 코스피는 몇년째 이어져 온 지지부진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대 초저금리 시대 진입과 가격제한폭 확대,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 및 액면분할 유도 등의 부양책도 박스권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부도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지난 3월(2%→1.75%)과 6월(1.75%→1.5%) 두 차례에 걸쳐 인하했다. 이에 증시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올해 1분기 7조~8조원대였던 코스피ㆍ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 10조원을 돌파했다. 두 증시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8월(10조7237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때부터 증시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가 찾아왔다며 '4년만의 박스피 탈출'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금융 당국도 이에 발맞춰 지난 6월15일 증시 가격제한폭을 17년만에 ±15%에서 ±30%로 확대하며 증시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 노력했다. 거래소도 미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돌며 IPO를 적극 유치하고 황제주의 액면분할을 유도하며 증시 활성화를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는 '한여름밤의 꿈'이었다.
◆제약ㆍ바이오株 독주…코스피 한계 탈출 신호탄일까 =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인 코스피 종목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으로 지난 21일까지 이들 주가는 각각 754.3%, 563.7% 상승했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5조원 기록은 '전차군단(전기ㆍ자동차)'에만 의존하던 국내 증시의 한계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반면,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한 종목은 대우조선해양(-72.1%), 조광피혁(-70.4%), 남광토건(-62.8%) 등 과거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조선ㆍ건설 등의 업종들이었다. 일부 기업은 이같은 손실을 감추기 위해 회계부정을 저지르거나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하는 등 부끄러운 민낯도 드러냈다.
업종별로는 한미약품이 속한 의약품이 올해 들어 79.8%나 상승하며 지수 상승률이 가장 컸다. 이어 화학(43.4%), 음식료(36.1%), 의료정밀(29.1%)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반면 지수가 가장 크게 하락한 업종은 운수창고(-29.9%), 철강금속(-21.4%), 통신업(-13.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증권업의 경우 초저금리 시대 진입에 따른 증시자금 대거 유입으로 상반기 35.7% 올랐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증시가 탄력을 잃자 25.5% 내리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외국인투자자의 '셀 코리아(Sell Korea)' 행진도 올해 코스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외국인은 지난 8월5일부터 9월15일까지 29거래일 동안 총 5조5431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33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기간이다. 미국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등 신흥국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셌다. 외국인은 연말에도 전날까지 14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하며 총 3조180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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