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初步, beginner)란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붙는 수식어이다. 초보엄마, 초보남편, 초보운전자, 초보연기자 등. 그중에서 단연 초보와 잘 어울리는 건 요리인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집에서 밥을 먹게 되는 일이 줄어드니 요리할 기회도 줄어들었다. 엄마에게 자연스럽게 배웠던 요리는 이제 책이나 인터넷으로 배우게 되니 그 맛을 제대로 알지 못하니 맛을 내는 것도 어렵다.
요리 초보 탈출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먼저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확인한다.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음식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요리 초보들은 메뉴를 결정하고 필요한 재료를 모두 구입하게 되니 재료비도 만만하지 않다. 없는 재료가 있다면 왠지 요리가 완성되지 않을 것 같아 자신감이 상실된다. 한두 가지 없는 재료는 없는 대로 준비한다. 그다음에는 필요한 재료와 양념을 모두 꺼내어 놓고 재료를 씻어 썰고 양념을 끝낸 다음에 불을 사용한다.
다음으로 오늘의 접시도 미리 준비하는 센스~ 어떠한 접시라도 괜찮다. 접시 크기에 따라 준비한 재료를 크게도 작게도 준비할 수 있으니 어떤 접시에 음식을 담아낼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보는 여유까지 가지면 요리 초보신세를 탈출할 수 있다.
초보 운전 시절 ‘전 안 되겠어요. 먼저 가세요’를 붙이고 핸들이 뽑히도록 힘을 주어 운전을 했어도 이제는 고속도로를 무한질주하며 속도위반 딱지를 떼고 있는 카레이서가 된 것처럼 요리 초보도 ‘전 안 되겠어요. 외식하세요’를 외치면서도 하나둘씩 요리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식재료의 맛을 잘 살린 요리법도 알게 되고 외식비도 줄여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며, 건강한 음식을 나와 가족을 위해 준비하는 전문가가 될 것이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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