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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고 함께 자고"… 먹잇감으로 넣어준 염소와 우정 나누는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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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아무르(위)와 염소 티무르(아래). 사진=러시아 연해주 사파리 공원 제공

호랑이 아무르(위)와 염소 티무르(아래). 사진=러시아 연해주 사파리 공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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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사납기로 소문난 시베리아산 아무르 호랑이가 먹잇감으로 넣어준 염소와 사이좋게 지내며 우정을 나누고 있어 화제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 사파리 공원에 사는 3살 난 호랑이 ‘아무르’와 그의 먹이가 될 뻔했지만 지금은 친구가 된 ‘티무르’가 화제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묘한 인연은 지난 11월 말 동물원 측이 아무르에게 점심먹이로 염소 한 마리를 우리에 넣어주면서 시작됐다.
동물원은 호랑이들이 야생성을 잃지 않도록 1주일에 두 번씩 염소나 토끼 등의 산 짐승을 먹이로 줬다. 이날 이렇게 우리에 들어간 염소가 호랑이를 겁내기는커녕 강하게 저항하며 먼저 아무르를 공격하기까지 하면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전까지 먹이들을 무섭게 공격해 잡아먹던 아무르가 용맹한 염소에겐 뜻밖에 공격성을 보이지 않고 살갑게 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축구 경기장만한 큰 우리 안을 함께 산책하고 자신의 물그릇을 양보하기도 하는 등 맹수가 먹잇감을 대하는 태도로선 믿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

동물원 측은 호랑이마저도 굴복시킨 용맹한 염소를 기려 그에게 14세기 중앙아시아를 지배한 위대한 정복자 ‘티무르’의 이름을 붙여줬다.
아무르가 곧 티무르를 먹이로 깨달아 그를 잡아먹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은 3주째 빗나가고 있다. 티무르는 아무르를 두목으로 섬기듯 항상 그의 뒤를 쫓아다니고 있고 아무르도 티무르가 보이지 않으면 포효를 지르며 그를 찾는 등 둘 사이의 우정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밤이 되면 두 동물을 따로 떼어 잠자리로 들여보냈던 동물원 측도 아무르가 밤새 잠을 자지 않고 울부짖으며 티무르를 찾는 바람에 지금은 아예 나란히 잠자리를 만들어줬다.

동물원 측은 아무르가 티무르에게 토끼 같은 먹이를 사냥하는 법을 가르쳐 주며 함께 놀고 지켜주고 있다면서 심지어 티무르에게 다가가는 동물원 사육사들에게까지 전에 없이 공격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맹수와 먹잇감의 이색적 우정이 화제가 되며 국내외의 관심을 끌자 동물원 측은 우리에 CCTV를 설치해 이들의 생활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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