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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공화국]식품업계, 떴다 하면 숟가락 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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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제품’이라는 이름하에 베끼기 관행으로 자리 잡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짜장,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농심 짜왕, 오뚜기 진짜장,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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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식품업계의 유행에 편승한 베끼기, 이른바 미투(Me tooㆍ모방) 제품 출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독특한 아이디어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 경쟁사에서 앞다퉈 유사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라면업체들은 줄지어 짬뽕라면을 출시하고 있다. 오뚜기의 ‘진짬뽕’을 필두로 팔도, 농심, 삼양 등 업체들이 굵은 면발과 불맛을 내세우며 줄지어 짬뽕라면을 선보였다. 이보다 앞서 출시된 굵은 면발의 짜장라면도 농심이 ‘짜왕’으로 인기를 끌자 오뚜기의 ‘진짜장’, 팔도의 ‘팔도짜장면’, 삼양의 ‘갓짜장’ 등이 뒤따라 출시됐다.
허니버터 과자와 주류업계의 과일 리큐르도 유행을 등에 업고 미투 전략으로 많은 제품들을 탄생시켰다. 지난해 8월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출시된 이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인기를 끌자 제과업체들은 잇달아 비슷한 제품을 선보였다. 롯데제과는 '바나나 먹은 감자칩'을,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내놨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제과시장의 ‘허니버터’ 경쟁에 가세했다. 이에 허니버터 과자 열풍의 원조인 해태제과에서는 자가복제 상품 격인 ‘허니통통’을 출시하기도 했다.

주류업계에서는 롯데주류가 출시한 과일맛을 첨가한 단 맛의 소주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맛’이 과일소주 열풍을 일으키자 이후 무학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 등이 뒤이어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처럼 식품업계에서 성행하고 있는 미투 전략으로 포장된 베끼기로 인해 국제적인 소송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는 글리코가 롯데제과를 상대로 낸 디자인권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글리코는 ‘빼빼로 프리미어’의 상자 디자인이 2012년 출시한 고급제품 ‘바통도르’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다며 작년 11월 한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전체적 심미감이 매우 비슷하고, 상자 면의 배색 등 구성이 매우 흡사하며 롯데제과가 해당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함으로써 글리코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글리코의 손을 들어줬다.
시장에서는 미투 상품이 시장 규모를 늘리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미투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이미 시장이 검증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리스크로 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서로 경쟁하면서 시장 파이를 늘려나가는 효과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식품업계의 이 같은 베끼기 행태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연구와 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만들어야 할 기업들이 인기에 편승해 별도의 연구나 개발의 노력 없이 꼼수를 쓴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기 제품을 모방해 출시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면 시장질서가 어지러워지고 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모험을 잘 하지 않다 보면 결국 시장은 쪼그라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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