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명의연금시대]최초의 종신연금 '톤틴연금'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톤틴연금은 17세기 이탈리아 나폴리의 은행가인 L.톤티가 프랑스의 루이 14세 치하에서 고안한 제도다. 프랑스에서 최초로 실시된 일종의 종신연금제도다.
톤틴연금은 정부에서 톤틴을 설립하면 가입자들이 일정한 자금을 투자하고, 정부가 톤틴 자금을 운영하면서 일정한 투자수익을 투자자에게 종신토록 배당하는 구조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사망자가 받을 배당금은 생존한 다른 가입자에게 분배되게 된다. 최후의 가입자만 남을 경우 모든 배당금은 마지막 생존자에게 돌아가고 그가 사망하면 불입된 자금은 정부에 귀속된다.
결국 톤틴은 오래 살수록 유리한데, 거꾸로 다른 가입자가 일찍 사망할수록 본인에게 유리하다. 때문에 남의 죽음을 기뻐하게 되는 도덕적 폐단이 발생해 현재는 어느 나라에서도 행해지지 않는다.
실제로 톤틴은 공공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자금을 조성할 때 많이 사용됐다. 이 연금은 프랑스에서 실시된 뒤 영국·네덜란드·독일 등에 국채조달 수단으로 채택됐다가 나라에 따라서는 사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18세기 프랑스에서는 개인이 톤틴을 설립하기 시작해 온 국민이 톤틴 열풍에 휩싸이게 됐고 톤틴은 곧 비리의 온상이 됐다.
루이 14세는 이 제도를 널리 활용했는데, 그 결과 국고부담이 과중돼 루이 15세에 의해 1763년에 폐지됐다.
영국 정부도 프랑스와 전쟁을 하기 위한 자금을 모을 목적으로 톤틴을 설립했지만 배당금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제도를 폐기했다. 18세기 중반 영국에서는 톤틴이 페니 폴리시라고 불리는 현대적 연금 상품의 전신으로 대체된다.
톤틴은 도덕적 폐단이 있었지만 오늘날 생명보험 사상 보급에 도움을 준 제도로 여겨지고 있다. 톤틴연금에 의해 사망표와 보험수리의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시작됐는데 이로부터 오늘날과 같은 과학적 기초에 근거한 생명보험이 발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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