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구조조정 한파]삼성發 구조조정 바람, 재계로 확산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삼성그룹이 방산·화학 등 비주력 사업을 펼치는 계열사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자 이 같은 흐름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 재편과 효율화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테크윈·종합화학 등 방산·화학 관련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 데 이어 올 11월 정밀화학과 삼성SDI의 케미컬사업부문을 롯데에 매각하면서 화학 사업에 완전히 손을 뗐다. 인수가가 각각 2~3조에 달하는 초대형 빅딜이 이뤄지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졌다. 이들 인수합병(M&A)을 통해 삼성은 전자·금융·바이오 등 주력 계열사에 집중하고, 한화와 롯데는 각각 기존 화학사업을 더 확장하게 됐다.
LG그룹도 사업재편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 10월 전 계열사의 최고경영진과 임원들이 모인 임원세미나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근본적으로, 그리고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임원세미나 이후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사업을 일원화하는 재편 작업을 단행했다. LG화학이 올레드 조명 사업을 다음 달 15일자로 LG디스플레이에 양도하면서 향후 올레드 사업은 LG디스플레이가 집중하고 LG화학은 소재 사업에 매진하게 됐다.
재계에서 'M&A'의 귀재로 알려진 SK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KT가 올초 3대 신성장분야 중 하나로 '통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꼽으면서 제시했던 '유료방송 가입자 1500만' 등 목표를 이번 인수를 통해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재계의 적극적인 사업재편 움직임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시장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이 열리면서 과거와 달리 녹록치 않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제 국내 1위가 아니라 해외 일류 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보니, 국내 기업들도 각자 경쟁우위 분야에 투자여력을 집중하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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