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값 주고 사면 바보?” 할인에 빠진 대한민국
영업규제·내수침체, 유통업계 눈물의 세일 중
영업환경 악화에 연간 세일기간 100일 훌쩍 넘겨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유통업계의 할인행사가 연중 상시화 하는 추세다. 장기화 된 내수 불황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각종 규제에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일종의 할인 경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양상이다.
SSM과 대형마트는 품목별 연중 할인행사 체제가 된지 이미 오래며 백화점은 사흘에 한 번 꼴로 세일 및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박리다매로 재고를 소진하는 효과와 함께 마진은 줄이되 판매액과 이익을 늘리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백화점 업계는 연중 약 100일에 육박하는 기간동안 세일 및 할인행사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신년 정기세일(1월2일~18일), 봄 정기세일 (4월3~19일), 여름 정기세일(6월26일~7월19일, 가을 정기세일(9월25일~10월18일) 등 4번의 정기세일과 블랙쇼핑위크(4월10~12일, 17~19일), 블랙슈퍼쇼핑(7월23~26일), 블랙프라이데이(10월15~18일) 등으로 현재까지 96일의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신년세일(1월2~18일), 봄세일(4월3~12일), 여름세일(6월26일~7월12일)과 코리아 그랜드세일(9월28일~10월18일), 개점행사(10월30일~11월8일)등의 할인행사로 총 75일 간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도 신년세일(1월2~18일), 봄세일(4월3~17일), 여름세일(6월26일~7월12일), 가을세일(9월25일~10월18일)과 창립44주년 사은 행사(10월30일~11월8일)등의 약 90일의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 백화점업계는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오는 20일부터 내달 25일까지 ‘K-세일데이’도 예정 돼 있어 1년중 할인 행사 기간이 100일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메르스 여파로 소비심리가 움츠러들었던 봄과 여름에는 세일기간에도 신장률이 크게 띄지 않았지만 가을 정기세일부터 신장률이 20%를 넘고 매출액이 100억원 대를 돌파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할인 행사는 물가 인상 소식만 듣던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행사로 인해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할인 폭은 점차 낮아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업체들은 이익 보다는 ‘완판’을 통해 창고를 비워 신상품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일종의 ‘눈물의 재고 떨이’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또한 잦은 할인 행사는 정상가에 사면 손해라는 인식도 심어줘 원가가 턱없이 높다는 ‘소비자 불신’과 정상가격에 대한 신뢰를 무너트리는 원인을 제공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세일과 할인행사로 단기적인 매출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이를 지나치게 활용한다면 기업 브랜드를 약화시키는 등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며 “과도한 세일과 무분별한 할인을 자제해 소비자 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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