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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월성 1ㆍ2호기 준공, 원전 미래를 여는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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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훈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정용훈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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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를 잘 꿰어야 마지막 단추까지 잘 꿸 수 있다. 신월성 1, 2호기 원전에 적용된 한국표준형원전 OPR1000은 우리나라 독자기술로 지은 원전의 첫 단추에 해당된다.

1984년 정부의 원전기술자립 정책에 따라 국내 독자기술로 건설된 한빛(영광) 원전 3, 4호기가 OPR1000의 효시다. 이제 국내에서 12번째이자 마지막 OPR1000 노형인 신월성 1, 2호기가 오늘 준공함으로써 마지막 단추까지 꿰었다.
OPR1000은 3세대 원전으로 분류되는 APR-1400(신형가압경수로)의 기본모형이다. 얼마 전까지 원전 품질 문제로 국민들의 신뢰가 다소 흔들렸던 상황에서 신월성 1, 2호기의 준공과 향후의 운전 성과는 국내 원전 산업 전반이 신뢰를 회복하고 한걸음 더 성장하기 위해 무척 중요하다.

OPR1000의 최종 호기 준공을 통해 우리의 원전 건설 및 운영 능력을 세계적으로 입증함으로써 해외 원전 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월성 1, 2호기 준공의 의미는 각별하다. 첫째,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신월성 1, 2호기 원전은 제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05년 10월 착공했다. 총 사업비 5조3100억원이 투입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하루 최대 3500명, 연인원 60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공사과정에는 지역의 60여개 중소업체들이 참여했다. 도로건설, 어업기반시설 조성 등 지역사업과 세수 증대에도 기여했다.

둘째, 전력수급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할 예정이다. 신월성 1, 2호기는 국내 총 발전량의 3% 수준인 연간 158억㎾h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대구광역시의 연간 전력소비량에 해당되는 규이다.

셋째, 해외 원전 수출 교두보로서 역할이다. 신월성 1, 2호기 건설 중에 발생한 후쿠시마 사고는 오히려 지진이나 해일에 대한 안전 설비를 크게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경제효과와 안전성 강화는 3세대 원전인 신고리 3, 4호기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OPR1000의 설계, 제작 및 운영경험을 통해 한국 원전산업계는 발전 용량을 40% 증대시키고 설계 수명을 기존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한 차세대 원전 모델인 APR1400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3호기에 연료를 장전할 수 있는 운영 허가를 의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APR-1400도 곧 상업운전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새로운 단추를 꿰어야 할 때다. 점점 높아지는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기준과 세계 경쟁업체들의 기술력 향상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국 원전산업계도 신형가압경수로에 머물지 말고 더욱 안전하고 진보된 새로운 노형을 세계에 선보일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 원자력산업계는 계획 및 설계단계부터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파국적인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한 APR플러스(APR+)를 개발해 놓은 상태다.

문제는 건설이다. 현재 경북 영덕에서는 2010년 원전 유치 신청을 제출해 최종 확정된 원전건설에 대한 찬반투표를 계획 중에 있다. 이에 따라 조용했던 영덕지역은 주민들 간의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 활성화와 원전 수출 진흥에 쏟아야 할 에너지가 소모적인 논란으로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신월성 1, 2호기 준공식 이틀 후에 영덕 원전건설에 대한 찬반투표가 시행될 예정이다. 경제성장의 동력이 돼 준 한국표준형원전의 마지막은 끝이 아니라 다음 단추인 APR플러스로 이어 나가야 한다. 이제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야 우리의 미래가 열릴 수 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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