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돈이다]4050 개미들 '꼬마빌딩' 눈독 들이는 까닭
-저금리에 중소형빌딩으로 돈 몰려들어 4兆 매매시장으로
-3분기 거래 70%, 50억 미만…거래량 84%는 개인
-투자수익률 평균 3.78%에도 투자 불붙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송원산업은 지난 6월 서울 반포동 송원빌딩을 개인 투자자에게 팔았다. 매각금액은 344억원이었다. 이 빌딩은 2168㎡터에 지하 3~지상 9층 규모로 지하철 3·7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다. 역삼동 삼화빌딩(코나아이주식회사)과 로케트전기 역삼사옥(로케트전기), 국가평생교육진흥원(금강제화) 건물도 모두 법인에서 개인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논현동에 있는 SH타워는 개인끼리 거래가 성사됐다. 338.3㎡ 터에 지하 5~지상 15층짜리 건물로 매매가격은 250억원이었다.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500억원대 미만 중소형 빌딩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중소형 빌딩을 매입, 임대수익을 올리거나 향후 매각차익을 노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월세 부담을 덜고자 사옥을 마련하려는 중소 규모 회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중소형 빌딩 거래금액이 4조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투자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4조원대 중소형 빌딩 매매시장 '활짝'= 그동안 중소형 빌딩은 오피스텔이나 단지 내 상가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에 가려져 있었다. 오피스텔은 분양가 3억원 미만으로 투자하기에 알맞아 수익형 부동산 중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한다. 오피스텔 윗단계는 4~5층짜리 상가다. 지역에 따라 분양가 차이가 크지만 대체로 5억원 이상의 금액으로 투자하려면 상가를 친다. 상가를 포함한 더 큰 범주인 중소형 빌딩은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을 손에 들고 있어야 한다. 투자수익률이 4% 안팎으로 높은 편이 아니지만 채권이나 은행 이자보다 높아 '돈 좀 있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예전에는 은퇴자들이 주를 이뤘는데 금리가 낮아지고 주식, 펀드 등은 위험부담이 커 40~50대도 중소형 빌딩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30억~60억원대 매물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률 2% 짜리도 많고 5%도 쉽지 않지만 일단 중소형 빌딩에 돈을 묶어두면 되니 투자 수요가 끊이질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소형 빌딩 전문 중개업체인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시내 500억원 미만 중소형 빌딩 거래량은 277건으로 폭발적으로 거래량이 늘었던 2분기에 비해 30건 줄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진 상승세에서 한 발 물러서 2분기 투자 열기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172건, 4분기 188건, 올 1분기 194건에서 2분기 307건, 3분기 277건으로 2분기 연속 200건을 웃돌았다. 여전히 중소형 빌딩의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래금액으로 치면 3분기에만 1조3385억원 어치의 거래가 이뤄졌다. 올 들어 매분기 1조원대를 웃돌며 지난달까지 모두 4조940억원을 기록, 4조원대 시장을 활짝 열어젖혔다. 최근 3년간 거래금액 규모를 보면 2조원 후반~3조원 초반대였으나 올해 분기별 거래금액이 3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서면서 9개월 만에 4조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50억 이하 빌딩, 개인 투자자가 시장 주도= 올해 거래된 중소형 빌딩은 50억원 이하에 무게 중심이 쏠렸다. 3분기 거래량의 70%(193건)가 50억원 이하였다. 거래 규모는 5300억원으로 40%를 차지했다. 이어 50억~100억원(62건), 100억~200억원(18건), 200억원 이상(4건)의 순이었다. 50억원 이하 중에서도 10억~20억원대가 48건으로 강세를 보였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바삐 움직였다. 개인이 3분기 거래된 중소형 빌딩의 84%(232건)를 사들였다. 가히 압도적이다. 3분기만 놓고 보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치다. 분기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분기보다 개인의 매입 건수와 비중도 늘었다. 그만큼 개인이 실 투자자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참여율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50억원 이하 구간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중소형 빌딩은 174건으로 이 금액대 거래량의 90.2%에 달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50억원 이하 중소형 빌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받아 4분기에도 '투자 러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올 들어 3분기까지 중소형 빌딩 거래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만큼, 4분기를 합치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래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수석연구원은 "최근 투자자들이 금융상품에서 기대할 수 있는 낮은 예대 마진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에 더욱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매입을 관망하던 잠재 수요층이 실질 수요층으로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 여유자금이 부동산 시장 내 유입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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