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는 내수회복 외치는데
내년 경기 못살리면 美 금리인상·소득정체 역풍 맞을 수도


지난 3일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 아웃도어, 핸드백, 주방용품 등의 할인행사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 3일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 아웃도어, 핸드백, 주방용품 등의 할인행사로 북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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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구채은 기자] 최근 들어 소비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올들어 사상최대로 늘어난 3분기 카드승인실적과 20%이상 늘어난 유통업체 매출,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등의 지표가 이를 대변한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이 반짝 끓어오르고 쉽게 식는 양은냄비식 소비인지, 아니면 한국경제 전체를 훈훈히 달궈줄 가마솥 소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정부가 이끌고 있는 소비주도 경제활력 되찾기 노력이 내년 경기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못할 경우 미국발 금리인상과 소득정체 등에 따른 경기침체를 오히려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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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연구소는 29일 지난 3분기 카드승인실적이 166조5200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대비 13.1% 증가한 규모다. 연구소측은 고용시장 개선과 소비심리 개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영향 탈피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10월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영향으로 2~15일 사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 22개 주요업체 매출이 20.7%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상승세 역시 꺾일 기미가 없다. 9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5조9000억원 늘어난 457조3000억원으로 8월(6조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늘어나는 소비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확대가 아니라 빚을 내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지표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중 생활비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1~9월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140조677억원 중 52%인 73조3208억원이 주택구입외 자금이었다. 여기에는 안심전환대출 실행 분인 28조9000억원(5대은행분)이 포함된 수치인데 이를 제외하고 주택구입외 자금을 추산하더라도 54조7000억원으로 전년동월 37조8000억원보다 44.7% 늘었다.


편하게 빚을 낼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액도 만만치 않다. 올 9월말 현재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 잔액은 157조1000억원을 기록, 9개월간 3조8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년간 증가분인 1조9000억원의 두배 수준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14년 137.6%로 4년전에 비해 10.1%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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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빚을 내 소비를 늘리는 행보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소비가 내수를 살리고 다시 기업의 재고 소진, 생산 증대로 이어져 근로소득 상승에 따른 소비 확대가 나타나는 선순환구조에 들어서면 경기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투자은행들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속속 2%대로 내리고 있기 때문에 빚으로 늘린 소비가 한계에 도달하면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일본의 경우 지난 4월 1일 소비세 인상(5%→ 8%로) 직전 소비가 급속히 늘어나며 경기를 살리는데 도움이 됐지만 이후 내수침체가 재발했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 소장은 "빚을 내 소비를 한다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우리 경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 내외지만 가계부채 증가율 10%대에 달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명목GDP성장률에 비해 가계부채증가율이 너무 높게 되면 균형이 깨졌다고 볼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부채가 소비증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가계소득대비 빚의 비율이 늘어나면 부채부담 탓에 소비를 줄이게 된다"며 "빚이 부실화되면서 소비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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