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내년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교육청 간의 떠넘기기가 이어져 관련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정부의 관련 예산 미편성으로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오는 28~30일까지 사흘간 연차 집단휴가를 낼 예정이어서 '보육 대란' 발생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내년도 교육부 예산을 올해보다 4.45% 증액한 55조7299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누리과정 예산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0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0~5세 영유아의 보육과 육아는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누리과정이 예산 편성에서 제외되면서 모든 비용은 지금처럼 시도교육청에서 부담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 시도교육청이 일부비용을 지방채로 충당했는데 이로 인한 이자 지원도 반영되지 않았다.


야당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민간 어린이집 집단 휴원 우려와 관련해 "박근혜정부의 무책임한 보육정책 때문"이라며 "누리과정사업은 예산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를 두고 매년 갈등을 반복하고 있고, 정부가 지방교육청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무관한 교육부 예산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해 관련 소위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교문위 여당 간사인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이 누리과정에 대한 국고 지원을 주장하면서 정작 교육부 예산안 심사를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을 심사하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라 누리과정 예산 협의를 위한 실마리를 찾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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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누리과정 예산 편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자 어린이집까지 실력행사에 나섰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오는 28~30일 보육교사들이 연차 휴가를 동시에 사용해 사실상 휴원을 하는 방식의 비상 운영체제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집단 휴원에는 전국 1만4000여곳의 연합회 소속 민간 어린이집 중 1만여곳이 참가할 예정이다. 연합회는 정부에 "누리과정 보육료 30만원 지원 약속 이행, 종일반 보육 8시간제로 전환 등 6개 요구사항에 답해달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복지부는 "집단 휴원 등 불법 행위가 강행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분할 것"이라며 민간 어린이집들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육 대란'을 여야 모두 바라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막판 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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