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의 '유사·중복 재정사업 통폐합' 전수분석 결과 사업개수만 줄고 예산은 줄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증세 없는 복지'를 내세운 박근혜정부의 세출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2015 업무보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밝힌 600여개의 유사·중복 재정사업 통폐합 전수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출구조조정 효과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민석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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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유사·중복 재정사업 통폐합은 대대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보이다. 정부의 발표대로 실제 949개의 사업 가운데 555개가 줄어 394개로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 내용은 다르다. 통폐합 이전의 올해 예산은 21조1664억원이었고, 통폐합 이후인 내년 예산은 21조897억원으로 나타났다. 예산이 고작 766억원 준 것이다. 그나마 이 예산이 준 것도 재정통폐합의 효과라기보다는 사업종료와 단계별 사업에 따른 자연감소에 불과하다고 안 의원측은 설명했다.

정부는 유사·중복 재정사업 통폐합에 나선 목적에 대해 공공기관의 부채를 감축하고 방만 경영 개선을 위해 재정개혁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목적에서 유사·중복 재정사업 통폐합이 추진됐지만 예산이 전혀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혁은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예결위 관계자는 "내년 예산에서 가장 중점으로 홍보하는 재정개혁 사례가 유사·중복 재정사업 통폐합"이라며 "이렇게 실패한 예산 개혁 사업을 내년 예산 개혁을 가장 자랑스럽게 설명할 정도면 세출구조조정은 실패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안 의원은 "949개의 사업을 통폐합 하고도 줄일 수 있었던 예산이 적다는 것은 개수를 줄이는데 급급해 내용 검토를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며 "해당 사업이 통폐합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역사업으로 그대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즉 '과목구조개편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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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 내부에서도 사업통폐합은 부처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니라 부처 간 통폐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부채감축과 방만 경영 개선을 위해서는 부처 간 협의에 의한 논의가 선행되어야하며 사업집행의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통폐합이 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유사·중복 재정사업 통폐합에 대해 전면재검토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사·중복 재정사업 통폐합 과정에서 국민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행정자치부의 경우에는 예산이 줄었지만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위사업청, 여성가족부 등의 경우에는 예산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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