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質 높인다더니…예산 배정 여전히 인색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고용노동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 가운데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입되는 규모는 관련 예산의 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일자리의 질을 끌어올려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발표와 달리 여전히 양 늘리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공개한 고용부의 '2016년도 전략목표별 재원배분 계획'에 따르면 고용기회 확대, 질적 개선 등 5대 전략목표 이행을 위해 편성된 재원은 총 16조4008억원이다. 이는 정부가 전 부처를 통틀어 발표한 내년도 일자리 예산이 아닌 고용부의 예산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일자리 창출 등 고용기회를 확대(전략목표1)하는 데 투입되는 예산이 8조7690억원으로 전체의 53.47%를 차지한다. 이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하고 든든한 일터 조성(전략목표5)' 4조9201억원(30%), '능력과 성과가 중시되는 인적자원 운영체계 구축(전략목표2)' 2조1731억원(13.25%) 등이다.
그간 고용부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혀왔지만 질적 개선(전략목표3)을 위한 예산은 총 5088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체의 3.1%에 불과하다. 지난해 관련 집행액 3908억원(2.9%)보다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노동 전문가는 “박근혜정부의 예산배분이 지나치게 고용률 70% 달성에 쏠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같은 고용률 제고 우선 정책이 인턴 등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하는 결과를 갖고 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5088억원에 포함된 구체적인 사업 역시 최저임금 준수, 임금체불 예방 등 기초고용질서와 관련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정규직 전환지원사업 등 일부 사업이 고용창출지원사업에 포함돼 따로 분류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간 정부가 일자리 질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데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고용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32개국 가운데 소득의 질은 23위, 근로환경의 질은 25위에 그쳤다. 최하위권이다. 또 201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저임금근로자의 비중은 25.1%에 달했다.
국회 예정처는 보고서를 통해 “OECD 분석 결과 일자리의 질 순위가 높은 국가가 고용률 순위도 높았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낮은 임금에서 높은 임금으로의 이동성이 매우 낮은 분절화된 노동시장 구조를 갖고 있어 노동시장 진입 촉진과 더불어 이동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