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동빈 "호텔롯데 34층 장악 혈투"…'비서실장 해임' vs '퇴거 요청'(종합)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측 비서실장 이일만 전무 해임
롯데, 외부인력 퇴거 요청…불응시 법적 조치 경고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를 놓고 또 다시 충돌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 측 비서실장인 이일민 전무를 전격 해임하자 롯데는 신동주측의 집무실 전원퇴거를 요청했다. 특히 롯데측은 퇴거 요청 통보에도 불구, 무단으로 출입하거나 체류할 경우 즉시 민ㆍ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혔다.

20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19일 오후 7시30분 집무실의 롯데측 비서실장인 이일민 전무를 직접 불러 공식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 이 전무는 통보를 받은 후 집무실을 떠났다.

신 총괄회장은 "그 동안 비서실장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이 전무가 비서실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신 총괄회장 집무실 비서실장에 대한 후임 인선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신 전 부회장측이 롯데 측 비서실장을 해임하자 롯데는 신 전 부회장측이 신 총괄회장 비서실과 집무실을 사실상 점거하고 있다며 19일 전원 자진 퇴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지난 16일 총괄회장의 집무실로 진입하면서 총괄회장 명의의 통고서라는 임의 문서를 회사에 제시하고 기존 비서팀 직원들의 해산을 요구했으며 롯데와 무관한 외부 인력들을 34층에 무단으로 상주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비서실 직원 전원 교체를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상주시킨 인력들은 롯데 직원이 아닌 외부인들로 관련 법규나 회사 인사규정에 따라 채용되거나 인사발령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롯데 관계자는 "기존 직원들의 교체를 요구하고 각종 부당행위를 하면서 회사의 업무공간인 롯데호텔 34층에 상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업무보고 등 롯데 관련 회의에 배석하겠다는 요청에 대해서도 부당한 행위라고 명시했다. 이어 19일 롯데물산의 업무보고 시에도 배석하려해 공시위반, 경영관계자가 아닌 자에 대한 영업비밀 제공 등의 불법성을 지적하며 집무실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롯데 측은 "오히려 공식 인사명령을 받은 비서실장을 내보내는 등 있을 수 없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으며 이것은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이상의 업무중단 사태를 방치할 수 없기에 19일 롯데호텔은 대표이사 명의로 현재 롯데호텔 34층 비서실에 머물고 있는 외부인들의 퇴거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을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