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시 주석 지갑서 수백억달러 투자금 받아내기 위한 것"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영국 방문이 경제적 이득을 얻을 기회를 넓히는 한편, 군사적 굴기나 인권문제, 불투명한 경제전망 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19일 영국에 도착해 23일까지 영국 여왕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과 중ㆍ영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한다. 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의 방문에 대해 긍정적인 기사를 쏟아 내고 있다.
최근 영국은 지난 3월 서방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의사를 밝히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같은 태도 변화는 2012년 캐머런 영국 총리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며 영ㆍ중 관계가 급냉했던 것과 크게 대조된다. 그만큼 영국 입장에서는 경제적인 면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럽연합(EU) 주요 5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중 영국의 대(對)중 무역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영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는 30억달러를 넘어섰다. 프랑스의 대중 무역적자는 영국의 6분의 1 수준이고 독일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영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보면 캐머런의 속뜻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또 시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 영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혹스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연구학원(SOAS) 중국연구소 소장은 "미국과 중국이 평행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친해지려는 영국의 노력은 곧 중국에게 또 다른 서구 주요 국가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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