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복사된 '정윤회 문건' 대통령 기록물 아니다"(종합)
-조응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모두 무죄·박관천 기밀누설 일부 유죄+뇌물수수 유죄 징역 7년
-방실침입 한일 경위 징역 1년 실형·법정 구속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기소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박관천 경정은 뇌물수수죄와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15일 청와대 문건을 유출하고 작성에 개입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된 조 전 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경정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6)에 대한 교체설과 관련한 공무상 비밀누설죄와 뇌물수수죄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7년에 추징금 4340만원 등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방실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일 경위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이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우선 유출된 문건이 사본을 보관하던 것에 불과하므로 대통령 기록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대통령 기록물 추가 복사물은 기록물로 볼 수 없다"며 "모든 복사물이 대통령 기록물이라면 모든 복사물을 저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유출된 문건들이 공무상 기밀에는 해당한다면서도 박 경정이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57) 측에 문건을 넘긴 것 중 이른바 '정윤회 문건'관련 내용은 기밀 누설로 봤다.
재판부는 "비서실장 교체설 문건은 문건의 성격으로 봤을 때 직무 수행에 해당하지 않고 누설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법원의 판단"이라면서도 "나머지 각 문건은 전달 사실이 포함돼 있고 직무 범위내에서 작성된 것이므로 기밀 누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같이 재판에 넘겨진 한 경위에 대해서는 "비어 있는 상급자의 사무실에 침입해 청와대 수사 첩보 자료를 입수하고 동료 경찰관에게 알려준 점이 인정된다며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조 전 비서관은 정면을 응시한 채 무표정으로 판결을 들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이 무죄라는 취지의 내용을 듣고 얼마 뒤에는 안경을 벗고 눈을 닦기도 했다. 박 경정은 재판부를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담담히 판결을 들었다. 반면 실형을 선고받은 한 경위는 선고 뒤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검찰은 앞서 "대통령기록물 반출로 국가적 혼란을 초래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조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을, 박 경정에게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조 전 비서관은 구속 기소된 박 경정과 공모해 지난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청와대에서 생산·보관된 대통령기록물 17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57) 측에 수시로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경정은 조 전 비서관의 지시로 공무상 비밀 내용을 포함한 문건을 청와대에서 빼돌린 혐의와 유흥주점 업주에게서 금괴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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