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해운업계가 수조원의 자구안을 이행했지만 또다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선복량 과다와 경기 침체에 따라 수익 확보가 어렵자,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현대상선은 해외터미널을 유동화 작업을 이달 시작했다. 지난 2013년12월 3조3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발표한지 1년10개월 만의 마지막 과제를 해결하게 됐다. 현대상선은 당초 자구안 계획보다 2700억원 이상 초과한 3조5755억원을 마련했지만 유동성 마련을 위해 해외 터미널 유동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현대상선은 HMM 아메리카라는 자회사를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 CUT(California United Terminals)와 워싱턴주 시애틀 타코마에 있는 WUT(Washington United Terminals)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부채비율 878%, 신용등급 BBO(투기등급)까지 내려간 현대상선의 재무구조상 HMM 아메리카를 통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했다.

현대상선은 우량 자회사를 세워 터미널을 넘기는 방식으로 유동화의 길을 텄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3일 현대벌크라인이라는 신설 독립 자회사(100%)를 세웠다. 이어 현대상선은 미국 내 해외 터미널 운영법인(HMM 아메리카) 지분 100%를 현대벌크라인에 매각한다. 매각금액은 715억원이다. 현대상선은 HMM 아메리카 지분처분 대가로 현대벌크라인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할 신주를 인수한다.


현대상선은 또 벌크전용선 사업부문도 현대벌크라인에 넘긴다. 1760억원에 벌크선 사업부를 넘기는 대신 현대벌크라인이 발행하는 영구전환사채(Hybrid CB)를 통해 들어오는 자금 중 1760억원을 받기로 했다.


이에 현대상선은 독립 신설 법인인 현대벌크라인에 HMM 아메리카를 넘겨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택했다.


우량 자회사의 탄생과 이를 통한 자금조달로 부채비율 경감이 이뤄진 현대상선도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게 현대상선 측의 계산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우량 자산을 내부에 매각하는 대신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형식"이라며 "영구전환사채를 통해 조달할 자금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진해운도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3년 말 2조원 규모 자구안을 발표한 뒤 올 초 스페인 알 헤시라스 터미널 매각을 끝으로 자구안 이행을 마무리 했지만 자산 매각을 멈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한진해운신항만(주) 지분을 계열사인 (주)한진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한진해운은 지난해 6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던 벌크선사업부(에이치라인해운)의 잔여 지분 22.2%를 추가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표 해운선사들이 자산 매각에 다시 나서는 것은 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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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9일 259달러까지 추락했다. 6월(205~284달러) 이후 넉달 만에 30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컨테이너 물동량 최성수기를 맞았지만 운임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익 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금융비용은 지속적으로 나가는 상황"이라며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작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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