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은행권 해외 대출 감소…위안화 약세 영향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홍콩에 영업점을 두고 있는 은행권의(외국계 포함) 해외 대출 규모가 4년여만에 처음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자 중국 기업들이 외화 부채 조기상환에 나서고 있는데다 달러 빚 내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무디스 인베스터스서비스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홍콩 내 은행권의 해외 대출 규모는 전월 대비 2.2% 감소한 2조3180억홍콩달러(미화 2990억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1월 1.5% 감소한 이후 4년여만에 처음으로 홍콩 은행권의 해외 대출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중국인과 중국 기업은 홍콩 은행권의 해외 대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홍콩금융관리국(HKMA) 대변인은 이날 "대기업들의 달러 부채 상환일이 몰려 있어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 대부분은 그 배경을 위안화 가치 하락에서 찾고 있다고 전했다. 8월은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위안화 평가절하를 시도한 달이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인과 중국 기업들의 달러 부채 상환 부담을 가중시킨다. 위안화 약세, 달러 강세에 미국 금리인상 시기까지 임박하자 달러 빚 상환부담이 더 늘기 전에 갚으려는 중국인 대출자들이 늘었다. WSJ은 위안화 가치가 상승했던 과거 수년 동안 홍콩 은행권의 해외 대출은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테리 샴 스탠더드앤푸어스(S&P)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 입장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자금을 조달하기 전에 고려할 수 밖에 없는 항목"이라며 "올해 전체 중국 기업들의 달러 빚 수요는 2~3년 전 상황 보다 현저히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약해진 중국인들의 달러 빚 수요는 서방권 은행들의 중국 공략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데 주목했다. 미국의 8개 대형은행의 중국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지난 6월 말 기준 1200억7000만달러 정도다. 3월 말 1046억3000만달러 보다 크게 늘었다.
WSJ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위안화 약세까지 겹쳐 중국인 차입자들이 달러 부채를 제 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서방권 은행들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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