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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이슈정리]김무성, 親朴ㆍ靑에 꼬리 내린 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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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내년 공천 룰(rule)을 둘러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청와대+친박근혜(친박)계' 간 일전이 중반부로 향하고 있다. 김 대표가 1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안심번호제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휴전 제안'이라는 분석도, 사실상 '백기투항'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 대표가 지난해 상하이 개헌발언이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 올해 유승민 전 원내대표 파동 등에서 청와대 혹은 박근혜 대통령과 맞서는 혹은 중재하는 듯 스탠스를 취하다가 막판에 투항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인 탓에, 김 대표의 1일 통화를 '꼬리 내리기' 쪽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 그런데 그렇게 보지 않을 여지도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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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론과 시간, 심지어 명분에서도 김 대표가 유리하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2일에도 "전략공천은 옳지 못한 제도"라고 거듭 말했다. 꼬리 내린 사람이 할 법한 말이 아니다.
'안심번호제'는 곧 '전략공천 금지' 혹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제도'라는 인식은 널리 퍼져 있다. 친박계가 김 대표를 몰아세울수록 "우리 편을 전략공천 하게 해달라"는 속셈을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꼴이 된다. 설전이 길어질수록 유리해지는 쪽은 김 대표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대표가 야당과 잠정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응답자의 48.4%가 찬성, 27.0%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김영우 의원에게 받아 김 대표에게 전달한 문자메시지에는 "대표님은 큰 명분만 얘기하시면 게임은 유리해질 겁니다"라고 쓰여 있다. 김 대표는 "전략공천 도입이 정해지면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의원 총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대결이든 여론이든,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놓인 건 아니라는 자신감이 드러난다.

관건은 위기 상황에서 놀랄만한 '전략적' 행보를 펼쳐온 박 대통령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게임에 모습을 나타내느냐다. 명분에서 앞선다면 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김 대표를 향해 '배신의 정치'와 같은 '정면승부수'를 던지면 된다.
그러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 때와 같은 명분을 박 대통령은 쥐고 있지 못하다. 괜히 대통령이 총선에 개입하려한다는 비판만 거세질 수 있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게임에 등판하지 않는 상황도 상상하기 어렵다. 집권 후반기 청와대의 의회 장악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만은 막아야 하는 절박함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이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는 동안 김 대표는 확전이든 휴전이든 시간 벌기든 계속해서 주도권을 행사할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이 적극적 개입 혹은 무대응 등 예측가능한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면 너무 순진한 발상이다. 박 대통령은 논점을 돌려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가히 놀랄만한 실력을 발휘해왔다. 세월호참사로 위기에 처했을 때 세간의 관심을 '유병언 일가'로 쏠리게 한 것이나, 성완종리스트로 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을 때 성완종 회장을 두 번이나 사면해 준 노무현 정권에 잘못을 돌리는 식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특유의 정치적 감각을 말한다.

박 대통령이 아직 전면에 등장하지 않은 이 게임은 그래서 향배를 예단하기 이르다. 게임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을 뿐이다. 주도권을 쥐고 있으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김 대표에게 5일 오전 10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는 정치적 생명을 좌우할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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