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올 들어 9월까지 7.49%로 지난해의 1.5배를 웃돌았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도 올 들어 6.51% 올랐다.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은 지난달 서울(71.8%), 수도권(72.9%)과 지방 5개 광역시(72.6%) 모두 70%를 돌파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90%에 이른 곳도 나왔다.
서민들은 오르는 전셋값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빚을 냈다. KB국민ㆍ신한 등 6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2010년 말 2조281억원에서 지난 8월 18조4925억원으로 9.1배 증가한 배경이다. 가계부채 폭증과 소비부진의 근본 원인이다. 올라가는 보증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세입자들은 어쩔 수 없이 비싼 월세로 갈아탄다. 그 결과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꿔 내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은 7월에 전국 평균 7.4%로 법정 한도 6%를 훌쩍 넘어섰다.
정부ㆍ여당은 뒤늦게 전월세전환율을 5%로 낮추고 시도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을 조정하게 하는 방안을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에서 확정, 법 개정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월세전환율을 낮춰도 재계약이나 신규계약에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집주인이 월세를 대폭 올려도 막을 방도가 없다. 분쟁조정위의 법적 구속력도 없어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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