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정신병원 수용자 즉시항고 '3일 제한' 위헌 (종합)
항고장 작성과 우편발송 시간 3일로 충분하지 않아…부당한 인신자유 제한 구제절차 강화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신병원 강제수용자가 구제요청을 했다가 기각됐을 때 항고기간을 3일로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대전지법이 인신보호법 제15조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A씨는 2009년 5월부터 편집성 정신분열병으로 병원에 수용 중인 사람이다. A씨는 2012년 8월 자신에 대한 정신병원 수용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구제청구를 했다. 하지만 천안지원은 2012년 11월1일 기각결정을 했다.
A씨는 2012년 11월5일 구제청구 기각결정을 송달받고 같은 날 즉시항고장을 작성해 병원 소속 간호사에게 우편송달을 요청했다. 이 즉시항고장은 11월9일 천안지원에 도달했다.
인신보호법 제15조는 '구제청구자와 수용자는 제13조의 결정에 대해 불복하면 3일 이내에 즉시항고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대전지법은 A씨 즉시항고사건을 심리하던 중 즉시항고 제기기간을 3일로 규정한 인신보호법 제15조가 재판청구권, 신체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이번 사건의 심판 대상은 인신보호법 제15조 중 즉시항고 제기기간을 3일로 정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다.
헌재는 "자기 의사에 반하여 수용시설에 수용되어 인신의 자유가 제한된 상태에 있으므로, 그 자신이 직접 법원에 가서 즉시항고장을 접수할 수 없다"면서 "우편으로 즉시항고장을 접수하는 방법도 즉시항고장을 작성하는 시간과 우편물을 발송하고 도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3일의 기간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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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즉시항고 제기기간을 3일보다 조금 더 긴 기간으로 정한다고 해도 피수용자의 신병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려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 달성되는 데 큰 장애가 생긴다고 볼 수 없다"면서 "즉시항고 제기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정하여 항고제기를 매우 어렵게 하고 있는바, 이는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위법한 행정처분 또는 사인에 의한 시설에의 수용으로 인하여 부당하게 인신의 자유를 제한당하고 있는 개인에 대한 구제절차를 강화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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