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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투자철학자' 템플턴, 종교계 노벨상 '템플턴상'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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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학·철학 연구 지원, 英 기자 작위 받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존 템플턴은 2008년 7월8일 96세로 사망했다. '월 스트리트의 살아있는 전설' '영적인 투자자' '역발상 투자의 귀재' 등 투자자였던 그에게 붙은 칭호는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주목할 점은 그가 단순한 투자자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고의 글로벌 펀드를 운용하면서 1972년 종교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템플턴상을 제정했다. 종교분야에서 공헌한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이 상의 첫 번째 수상자는 테레사 수녀였다. 노벨상보다 더 많은 상금을 주는 이 상은 2003년부터 과학분야로 대상을 넓혔다. 한국인으로는 1992년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한경직 목사가 수상했다.
그가 투자자들의 최악이라고 판단하는 시기에 글로벌시장을 대상으로 저가주를 사들일 수 있었던 힘은 시계열에 기초한 정확한 시장 예측력과 기업 활동에 대한 분석력 그리고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한 남다른 판단력에서 비롯됐다.

2001년 9월11일 테러가 있었던 다음 날 존의 인터뷰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그는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슬픔에 빠지기는 했지만 이 공격이 재정적으로 우리에게 입힐 피해는 없다. 그 소식이 수많은 사람들을 격분하게 하고 수많은 뉴스를 만들겠지만, 테러 행위는 (역사적으로 볼 때) 연달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경제에 장기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실제로 9월17일 증시가 개장한 이후 직접적 영향은 약 1개월에 불과했다.

존의 신앙심은 전문투자자로서의 경험이 누적될수록 강해졌다. 1987년 템플턴 재단을 설립해 신학자는 물론 과학자, 철학자, 의학자 등 연구자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다.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게 된 것도 이때다. 그는 모든 과학적 연구가 영적인 지식을 찾아내는 새로운 과학이 돼야 한다며 재단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명을 '겸허의 신학 과학'이라고 붙였다.
존은 "주식투자의 경우도 어제 매수한 특정한 주식을 오늘 오르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오늘 내리는 결정이 지혜롭고, 주식과 관련한 논의가 현명한 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주식투자에 대한 이 같은 태도 덕에 그는 펀드를 운용하면서 한 번도 소송을 걸거나 소송을 당하지 않았다.

존은 '마음을 다스리면 모든 것을 지배할수 있다' '현명한 사람은 내일을 위해 오늘 스스로 절제하고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 등 200가지 삶의 법칙을 정리하고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가 집필한 저서 '템플턴 플랜' '열정' '성공론' '행복론' 등은 국문으로도 번역돼있다. 놀라운 수익률을 만들어 줄 전문투자서가 아닌 행복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철학서에 가까운 저서들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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