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故 이맹희 CJ 명예회장 차남 어깨 감싸며 말문 열어…재산소송 3년만에 불화 해소 분위기
재계는 이 부회장의 조문을 계기로 그동안 상속을 둘러싼 소송 등으로 대립각을 세운 삼성과 CJ의 극적인 화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빈소에서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조문을 마친 후 배웅을 나온 이 명예회장의 차남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손을 잡은데 이어 어깨를 감싸면서 말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이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면역력이 극도로 악화된 관계로 부친의 빈소를 찾지 못해 사촌간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 명예회장의 여동생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과 함께 조문했고, 이 회장의 장남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도 빈소에 모습을 나타냈다.
삼성과 CJ의 대립은 지난 2012년 이 명예회장이 "고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몰래 가로챘다"며 삼성전자 주식 일부와 배당금 등을 합해 모두 9400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삼성과 CJ는 이병철 선대 회장의 선영 출입문을 놓고 대립할 정도로 갈등의 골은 깊었다.
심지어 이 회장은 갈등이 깊어지자 "(이맹희 명예회장)우리 집에서 쫓겨난 사람"이라며 공개적으로 형을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1ㆍ2심에서 모두 패한 이 명예회장이 지난해 2월 상고를 포기하면서 사태가 소강 기미를 보였다.
특히 이 명예회장이 "이건희 회장과 10분, 아니 5분이라도 만나 손잡고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 싶다"고 전한데다 지난해 8월 삼성가에서 구속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이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기회가 사라졌다.
하지만 이날 이 부회장 등 범 삼성가 인사들이 차례로 빈소를 찾으며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이번 조문을 계기로 부친대에서 생긴 불화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관장, 이부진 사장 등이 조문을 왔다는 것은 삼성, CJ간 앙금이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부친들 사이에서 생긴 갈등이 후대에 이르러 사라지는 분위기"라고 조심스럽게 예견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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